해외출장 동행했던 인턴, 곧바로 9급 비서로… 8개월후 7급 승진

입력 2018.04.10 03:11

[김기식 금감원장, 정책비서라더니… 거짓 해명 의혹]

①인턴이 美·유럽 9박10일 동행… 金이 소장 지냈던 연구소 근무중
②"KIEP 예산 삭감했다" 했지만 출장 5개월 뒤 "유럽사무소 필요"
이듬해 2억9000만원 예산 배정
③"공식일정만 소화" 해명했지만 中출장때 우리은행車 타고 관광

야당은 9일 '로비성 외유(外遊)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거짓말'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그간 김 원장 의혹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던 정의당도 이날 "김 원장이 내놓은 해명이 진실에 부합하는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했다. 김 원장이 전날 발표한 해명이 곳곳에서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19대 의원 시절인 2014년과 2015년 총 세 차례에 걸쳐 피감 기관 돈으로 외유를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두 차례 외유에는 보좌관과 인턴 직원이 동행했다.

'정책비서'라더니 '인턴'으로 드러나

김 원장은 2015년 5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담으로 미국·유럽을 9박 10일간 시찰했다. 당시 의원실 직원 김모씨도 동행했다. 김 원장은 8일 김씨에 대해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총괄하는 정책비서"라고 해명했었다. 현지 시찰을 위해 KIEP 감독 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담당하는 전문성 있는 '정책비서'를 데려갔다는 것이다.

로비성 외유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김 원장이 과거 피감 기관 예산으로 갔던 해외 출장에 대해 “공적인 목적으로 적법하다고 결론 냈다”면서 해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로비성 외유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김 원장이 과거 피감 기관 예산으로 갔던 해외 출장에 대해 “공적인 목적으로 적법하다고 결론 냈다”면서 해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조인원 기자
그러나 김씨는 당시 정식 비서가 아니라 인턴 직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통상 정책 업무 비서는 보좌관(4급)·비서관급(5급)이 수행하는데, 정책비서로 인턴을 고용했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긴급성도 없는 출장에 피감 기관 돈으로 인턴 직원까지 대동하고 가야 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2012년 6~8월, 2015년 1~6월 두 차례에 걸쳐 김 원장의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김씨는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인 2015년 6월 9급 비서로 채용됐고, 8개월 만인 2016년 2월 7급 비서로 승진했다. 김씨는 현재 김 원장이 소장으로 있었던 더미래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9일 "김씨는 이미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박사학위 진학을 염두에 둬 연구회를 담당토록 했다"고 해명했다.

'실패한 로비'라더니 '성공'

김 원장은 전날 KIEP 돈으로 떠난 미국·유럽 출장에 로비 성격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유럽) 현장 점검 이후 KIEP가 추진했던 유럽 사무소 신설에 대해 준비 부족이라고 판단해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고 했다. KIEP가 자신에게 유럽 사무소 신설에 대한 지원을 바랐는지 몰라도 자신은 들어주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 7일 "(KIEP의 유럽 출장은) 실패한 로비"라고 했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출장 5개월 뒤인 10월 26일 국회 정무위 예산결산소위에서 "연구 기관 차원에서 유럽 사무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다만 유럽 사무소 설치를 적극 검토할 것을 부대 의견으로 해서 넘기는 것으로 하자"고 했다. 실제 그해 정무위 예산 예비 심사 보고서에 '유럽 사무소 설립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2017년도 예산안 편성 시 반영할 것'이란 부대 의견이 담겼다. 이듬해 정기국회 때 관련 예산 2억9300만원이 배정됐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당시 정무위 예산소위 위원장으로서 (유럽 사무소) 사전 준비 부족 등을 지적했으나 여러 위원의 찬성을 감안해 심사보고서에 '부대 의견'을 내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고 해명했다.

'공식 일정'만 소화했다더니 '시내 관광'

김 원장은 2015년 5월 우리은행 돈으로 중국·인도 출장도 떠났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8일 "출장 일정이 매우 타이트하게 진행돼 출장 목적에 맞는 공식 일정만 소화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회에 따르면 김 원장은 출장 이틀째인 5월 20일 오전·오후 시간에 시내 관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충칭 시내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등을 돌아보는 일정 등이 포함됐다. 김 원장의 시내 관광에는 우리은행이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에선 "미국·유럽 출장 일정도 공무 중심이었는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을 수행한 인턴 직원 김씨의 페이스북 계정을 보면 당시 유럽 일정 중 바티칸성당 등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등이 올라 있다. 지인들이 '1차 지중해 탐험 돌아왔어요?'라고 묻자 김씨는 '로마만 찍고 돌아왔어요. ㅋㅋ'라는 답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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