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어깨는 높게, 허리는 잘록하게... 김남주 ‘수트 핏’ 만든 테일러링 공식

    입력 : 2018.04.10 06:05

    나 ㅈ제복 같은 남성 수트와 달리 여성 수트는 실루엣이 핵심
    기성복도 ‘어깨’와 ‘비율’만 지키면 맞춤복처럼 입을 수 있어

    여성 수트는 남성 수트보다 더 조형적이기 때문에 더 섬세한 제작이 요구된다./라바르카비스포크 제공
    10년 차 직장인 김모 씨는 요즘 수트의 매력에 푹 빠졌다. 얼마 전 종영한 tvN 드라마 ‘미스티’ 속 김남주가 선보인 매끈한 수트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스타 앵커 고혜란을 연기한 김남주는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배역을 강조하기 위해 수트를 입고 등장했다. 출근복이라고 해봤자 편한 바지에 니트 차림으로 일관했던 김 씨에게 고혜란의 수트는 ‘심쿵’하는 울림을 줬다. “그래, 나도 저런 직장인이 되고 싶었지.”

    여성들이 수트에 눈을 뜨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젠더리스(Genderless·성별 구분이 없는 패션)와 미투(#MeToo) 등을 위시한 페미니즘의 영향이라 분석한다. 실제로 1966년 이브 생 로랑이 남자의 턱시도를 변형한 여성 정장 ‘르 스모킹 룩’을 선보였을 때 여성 해방운동이 일었고, 여성의 사회 활동이 증가한 1980년대에는 어깨가 넓은 재킷과 바지를 입는 ‘파워 수트’가 유행했다. 현재도 마찬가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 사회 지도층 여성들은 수트로 카리스마를 과시한다.

    ◇ 여성 수트는 라인이 핵심

    남성 수트와 여성 수트는 제작 방법부터 다르다. 남성복은 신체와 몸매를 점잖게 숨기는 반면, 여성복은 여성의 유려한 곡선을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남성 수트는 재킷의 앞판과 어깨를 탄탄하게 제작하지만, 여성 수트는 최소한의 심지를 사용해 실루엣(Silhouette·복장의 윤곽)을 부드럽게 하고, 가슴과 엉덩이의 곡선을 살린다.

    드라마 ‘미스티’를 통해 여성 수트의 유행을 주도한 배우 김남주./JTBC 제공
    따라서 여성 수트는 남성복보다 신축성이 좋은 원단을 사용하고, 테일러링(Tailoring·고객 맞춤 재단)도 차별화를 준다. 추성호 라바르카비스포크 삼청점 대표는 “어깨 옷본을 뜰 때 여성복은 신체 치수보다 살짝 안쪽으로 뜨고, 소매산(어깨와 겨드랑이 사이의 높이) 부분에 여유를 줘 위팔이 나오지 않도록 한다. 소매 기장도 남성은 손목이 접히는 부분까지 잡아 셔츠가 보이도록 하지만, 여성은 1.2cm 정도 길게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남성 수트가 일종의 ‘제복’이라면, 여성의 수트는 이미지를 위해 선택하는 것이다. 남성 수트의 유행이 라펠(Lapel·칼라와 연결되어 안단이 보이도록 접힌 깃), 단추의 개수와 위치, 주머니의 형태 등으로 좌우된다면, 여성 수트는 실루엣으로 트렌드가 결정된다. 최근 유행하는 여성 수트는 어깨가 강조되고 바지통이 넓은 80년대 파워 수트를 재현한 스타일이다.

    ◇ 기성복도 ‘어깨’와 ‘비율’만 지키면 맞춤복처럼 입을 수 있어

    맞춤복을 입는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보통은 기성복 브랜드에서 수트를 산다. 기성복에서도 잘 맞는 수트를 찾는 방법이 있다. 바로 ‘어깨’를 맞추는 것이다. 드라마 ‘미스티’ 속 김남주 수트를 만든 이은주 토이킷 디자이너는 “최근 어깨가 높거나 넓은 재킷이 인기다. 어깨 패드가 두껍게 들어간 재킷은 당당하고 전문적인 이미지를 준다. 처진 어깨선을 보완하는 데도 제격”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비율이다. 짧은 재킷의 경우 통바지나 플레어 팬츠를 입고 하이힐을 신어 하의를 길게 연출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반면 긴 재킷엔 복숭아뼈가 보일 듯 말 듯 한 기장의 앵클 팬츠(Ankle Pants)가 어울린다. 뉴요커처럼 수트에 운동화를 신어 활동적인 수트 룩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지만, 웬만큼 키가 크지 않은 여성이라면 하이힐을 신어 수트 본연의 라인을 살릴 것을 권한다.

    토이킷의 더블 수트를 입은 김남주, 어떻게 V존을 연출하느냐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완성된다./JTBC 제공
    요즘은 단추가 두 줄로 들어간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double breasted Jacket, 이하 더블 재킷)이 대세다. 더블 재킷은 단추가 한 줄로 들어간 싱글 브레스티드 재킷(Single Breasted Jacks)보다 세련되고 강한 인상을 준다. 단추를 잠그면 가슴선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재킷만 입어 V존(V-zone)을 강조하면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김남주처럼 셔츠 칼라를 재킷 밖으로 내어 입어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

    무엇보다 수트를 입을 땐 자연스러운 태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이 디자이너는 “많은 이들이 수트를 ‘멋있는 옷’이라고만 여기는데, 실은 그 어떤 옷보다 실용적인 생활복”이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면접이나 발표에서 당당하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줄 때 입는 옷인 만큼, 어떤 옷을 입었을 때보다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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