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전통 입단대회, 국가검증시험으로 바뀐다

    입력 : 2018.04.10 03:01

    [화요바둑]

    바둑진흥법 제정으로 대변화 예고 "기사 일자리 外延 넓힐 기회"
    공교육 편입·국제 교류 등 11개항… 한국 기원 "전담 위원회 곧 구성"

    바둑진흥법 제정안이 3월 말 국회 본회를 통과함으로써 바둑계 전반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이 프로기사 선발 시스템이다. 제정안 2조 2항은 '바둑 전문 기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둑 실력 검증대회를 통과해 바둑 전문가 집단의 경기에 참가할 자격을 부여받은 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프로기사들의 입단 면장(免狀)이 국가 인정 자격증이 된다는 의미로 1954년 이후 64년이나 이어져 온 재단법인 체제의 입단 대회 개념이 사라짐을 뜻한다. 일반인·연구생·여성·영재·지역 등 세분화돼 연간 17명을 뽑는 현 입단 대회 체계의 정비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입단 대회 성격도 지금까지가 임용고시와 자격고시 성격을 겸한 것이었다면 앞으론 자격고시로만 기능할 전망이다.

    바둑진흥법의 연내 발효가 확정되면서 바둑계 전반에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2016년 12월 국회서 열렸던 진흥법 관련 토론회 광경.
    바둑진흥법의 연내 발효가 확정되면서 바둑계 전반에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2016년 12월 국회서 열렸던 진흥법 관련 토론회 광경. /한국기원
    한국기원과 기사회가 선발 인원 및 범위 등 구체안을 어떻게 구성, 정부에 건의할지 주목된다. 김성룡 9단은 "기사 직업이 정부 제도권에 편입되면 관공서·학교 등 일자리 외연이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프로기사뿐 아니라 '바둑지도자'도 한국기원 등이 임의로 발급한 것이 아닌 체육진흥공단이 인정하는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바둑 부문)을 취득해야 한다.

    사교육 또는 방과 후 특활에 머물던 어린이 바둑이 공교육 체계 안으로 진입할 근거가 마련된 것도 큰 변화다. '국가 및 지자체는 바둑 진흥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고, 국민의 바둑 교육 기회 확대에 힘써야 한다'는 3조가 근거 규정이다. 바둑계는 바둑의 정규 과목 전환으로 관련 활성화 고교와 대학의 바둑학과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진흥법 법안은 이 밖에도 전용 경기장 건립, 국제 교류 확대, 기보의 상업적 활용, 관련 기술 개발 등 총 11개 부문의 지원 방향을 담고 있다. 모두 문화체육부가 앞장서 바둑 진흥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정부 시책으로 시행하는 형식이지만, 이를 기획·입안하고 문체부의 승인을 받아내는 것은 '수혜자' 인 한국기원의 몫이다.

    사업의 '실탄'이라고 할 국가 보조금이 법 조문화를 통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는 점이 이번 법안의 핵심이다. 바둑계는 그동안 문화·예술 단체로 분류돼 문체부 심의를 거쳐 체육진흥공단 돈을 받아왔지만 매번 삭감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기원 양종호 전략기획실장은 "지원 액수, 받는 형식 등 모든 면에서 진흥법 효과를 기대한다"며 "전담 위원회 구성을 서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바둑진흥법 제안을 주도한 조훈현 의원은 "지난 수십년 동안 언론계와 기업에 의존한 채 지탱해오던 바둑이 정부를 공식 후원자로 끌어들였다는 게 이 법안의 의미"라며 "이제부터는 한국기원의 노력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바둑진흥법은 이달 하순 정부에 이송되고 6개월 뒤인 10월 하순부터 정식 시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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