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보아오포럼 10일 개방 메시지...트럼프 "시 주석과 항상 친구"

입력 2018.04.09 07:48 | 수정 2018.04.09 16:02

트럼프 트위터로 기대감 표출… “중국 무역장벽 낮추고 지재권 협상 타결될 것”
중국, 8일 개막 보아오포럼 미중 무역마찰⋅남중국해 분쟁 우군확보 무대로 활용
시 주석, EU순번의장국 오스트리아 대통령⋅유엔사무총장 등과 회담 다자주의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은 미중 무역마찰에 강경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는 엇갈린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바이두
8일 하이난(海南)성에서 개막한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발표할 기조연설에 담길 새 개혁개방 조치가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는 미중 무역마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가주석으로 2013년과 2015년에 이어 3번째 하이난을 찾는 시 주석의 이번 행보를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자유 민주국가들이 꺼리던 중국에서 확실한 개혁개방 신호를 내보내 개혁개방에 다시 속도를 냈던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비유하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아오포럼 개막 당일 트위터에 “무역 분쟁에서 어떤 일이 발생해도 시 주석과 나는 늘 친구가 될 것”이라고 썼다. 이어 “중국의 무역장벽이 낮춰지고, 관세는 호혜적이 되고, 지식재산권(보호) 관련 협의가 이뤄질 것이다. 두 나라를 위한 위대한 미래!”라며 낙관론을 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트위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영원히 친구가 될 것이라고 썼다. /트위터
25% 추가 관세를 물릴 연간 5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 1333개 목록을 발표하도록 한데 이어 추가로 연간 1000억달러규모 중국산 수입품 고율 관세 부과 검토를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에 진전된 개방 메시지를 독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1일까지 열리는 올해 보아오포럼 주제는 ‘개방 혁신의 아시아, 번영 발전의 세계’다. 포럼에 참석할 오스트리아의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과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 리셴룽 싱가포로 총리,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이날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지도부와 연쇄적으로 만났다.

이날 중국 지도부의 메시지는 시 주석의 기조연설에 담길 내용을 예고할 뿐 아니라 미중 무역마찰이 심화되는 와중에 중국이 이번 보아오포럼을 반미 동맹 결성 무대로 활용하려는 속내를 엿보게한다.

이번 보아오포럼은 시 주석 집권 2기 지도부 출범 이후 중국이 주도한 첫번째 대형 국제행사인데다 올해가 개혁개방 40주년이고, 미중 무역마찰이 심화되는 상황이어서 시 주석의 메시지에 세계가 주목한다.

◇SCMP “시진핑판 남순강화 예상”...중국 혁신 옹호할 듯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보아오포럼 참석차 방중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을 갖고 다자주의를 위해 대국간 협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신화망
시 주석은 구테헤스 사무총장과 만나 “다자주의의 핵심은 각국이 협상하고 협력을 도모하는 것으로 우선 대국끼리 협력해야 한다”며 “중국은 시종 세계평화의 건설자, 세계 발전의 공헌자, 국제질서의 수호자”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길과 방식 이론을 남에게 절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중 무역마찰을 “일방주의와 다자주의간 투쟁”(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으로 규정해온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이 (서방의)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주장에 반박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 주석은 또 “국제형세에 새로운 발전과 변화가 생겼다”며 “도전에 잘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거버넌스를 끎임없이 보완해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의 영향력이 큰 지금의 글로벌 거버넌스로는 미국의 보호주의에 대응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 주석은 “19차 당대회와 양회(정치협상회의와 전인대)의 키워드는 개혁 개방 혁신”이라며 “중국이 하는 모든 일은 인민을 행복하게 하고, 민족을 부흥시키고, 세계를 대동(大同)사회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10일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도둑질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 대응해 ‘중국 제조 2025’로 대표되는 자국의 혁신이 가져올 인류 발전 공헌의 의미를 부각시키면서 지재권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종전의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 주석의 기조연설에 예상을 넘는 개혁개방 구상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시 주석의 경제책사로 대외교역과 금융 담당 부총리 류허(劉鶴)는 올 1월 다보스포럼에 중국 대표로 참석해 “개혁 개방 40주년인 올해 예상을 넘는 개혁개방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왕이(王毅) 국무위원겸 외교부장도 이달 3일 보아오포럼 설명회에서 “시 주석이 개혁을 어떻게 심화할 것인지에 대해 가장 권위 있는 설명을 할 것이고 여러분은 일련의 새로운 개혁개방 조치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상하이 등 11개 자유무역시험구보다 인력 자본 상품의 이동이 더 자유로운 자유무역항의 구체적인 구상이 공개되고 후보지로 하이난이 선택될 수 있다고 전했다.

금융 개방조치도 예상된다. 3월 전인대에서 신임 인민은행 총재로 선출된 이강(易綱)은 중국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보아오포럼에서 새로운 금융개방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 한도(단일지분은 20%, 총합은 25%)폐지를 골자로 한 중국 금융개방 계획의 구체적인 시간표가 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 행장은 11일 보아오포럼 ‘통화정책 정상화’ 분과회의에서 연설하고, 팡싱하이(方星海)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은 앞서 10일 포럼의 ‘개혁개방 40년: 중국과 세계’ 토론회에 참여한다.

◇보아오, 중국 주도 반미(反美) 동맹 무대되나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아오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중인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는 7월부터 EU 순번 의장국이다. /신화망
리커창 총리는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이 개혁 심화와 개방확대를 지속하고 세계무역기구(WTO)규칙에 기초한 글로벌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할 것”이라며 “공동으로 각종 형식의 보호주의에 반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리셴룽 총리는 “다자간 무역체제와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따로 만나 미국의 일방적인 미중 무역마찰 도발에 대한 중국의 원칙과 입장을 소개하고 양국이 자유무역체체제의 수혜자와 수호자로서 응당 손잡고 보호주의에 대응해 WTO를 핵심으로하는 글로벌 무역체제를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구테헤스 사무총장과도 별도로 만났다. 중국 외교부는 왕 국무위원과 구테헤스 사무총장이 다자주의를 함께 견지하고, 글로벌 거버넌스를 보완하기로 하는 공동인식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양제츠(杨洁篪) 외교담당 정치국원도 구테헤스 사무총장과의 별도 만남에서 “시진핑 주석이 얘기한 신형국제관계와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은 유엔헌장의 원칙과 일맥상통한다”며 “유엔과 함께 국제평화와 안전 및 경제사회 발전 촉진을 위해 노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중국과 유엔)양측이 협력해 다자주의를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시진핑 주석은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올해는 중국과 유럽이 전면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지 15주년이 된다”며 “오스트리아가 중국과 유럽간의 전략적인 상호신뢰를 증진하고, 전방위적인 협력을 촉진하는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오스트리아는 오는 7월부터 유럽연합(EU) 순번 의장국을 맡는다.

양국 정상은 회담후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협력과 사법 혁신 교통 현대유통 문화 체육 지식재산권 등의 영역에서 양측이 협력하는 문건에 서명하는 것을 지켜봤다.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보아오포럼에 참석하는 등 중국은 미국과 영향력 싸움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무대로 이번 포럼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 역시 반중 동맹 결성에 속도를 내면서 ‘세 불리기’ 경쟁이 가열될 조짐이다. 미국이 3월 23일 중국의 차별적인 기술이전 관행에 대해 WTO에 제소한 분쟁건에 EU와 일본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게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중국의 지재권 도둑질에 미국 유럽 일본이 협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래리 커들러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 5일 “미국 정부는 다른 주요 경제대국들이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할 말이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무역 의지의 연합(trade coalition of the willing)으로 부른다”며 “세계는 중국이 오랜 세월 규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지의 연합’은 커들러가 지난 3월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으로 지명된 직후 “미국은 거대한 무역파트너들과 동맹의 연대를 이끌어 중국과 맞서야 한다”면서 사용한 표현으로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 이라크 참전을 독려하면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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