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방북 예술단의 평양공연 소식을 보도하면서 가수들의 노래를 묵음 또는 통편집하고, 공연실황을 방영하지 않는 것은 체제 이완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남측 방북 예술단의 평양공연 소식을 곧바로 보도하기는 했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관람했던 1차 공연이 있은 지 일주일째 공연 실황은 방영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의 보도 역시 공연 관련 영상을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조선중앙TV는 남측 가수들의 공연 영상을 보여주면서 현장음을 모두 지웠다. 대신 아나운서의 설명이 빈자리를 채웠다. 그뿐만 아니라 레드벨벳과 정인 등 일부 출연진의 경우 공연 영상 자체를 빼버렸다.
6분가량의 중앙TV 보도 영상에서 공연 장면이 배경 화면에 등장한 것은 1분 남짓이다. 나머지 영상은 김정은 위원장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남측 예술단 대표단과 인사하는 모습, 김정은 위원장이 공연장에 들어서는 모습, 공연 종료 후 남측 예술단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등으로 채웠다.
이는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계개선 노력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남측 예술단을 평양으로 초청하기는 했으나, 체제 유지 차원에서 봤을 때 남측 노래를 공개하는 데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당일인 지난 1일 '모순과 대립의 격화는 자본주의의 필연적 산물'이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을 통해 내부에 경각심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신문은 '자본주의 문학예술'이 "근로대중을 노예화하는 데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자본주의사회 소설, 영화, 음악, 무용, 미술 등은 모두 썩어빠진 부르죠아생활양식을 유포시켜 사람들을 타락하게 만들고, 그들의 계급의식을 마비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자주성을 지향하는 근로대중의 요구와는 완전히 배치된다"고 경계했다.
관영매체가 1차 공연 직후 보도에서 "'봄이온다'라는 공연제명이 펼쳐진 무대에는 남측의 유명한 인기배우들이 출연하여 자기들의 애창곡들을 열창하였다"고만 소개하고 곡명을 언급하지 않은 것 또한 내부 단속 차원으로 풀이된다. 공연 관람자 또한 북측의 예술단원 관계자들과 노동당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