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지난해 10월 한미硏 관련 회의… 한달 뒤 KIEP 통해 소장교체 요구

    입력 : 2018.04.07 03:02

    한미硏 어떻게 압박했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미국 존스홉킨스대 부설 한미연구소(USKI) 예산 지원 중단 사태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과 정부 인사들이 연구소 예산 운영의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그 이면에선 청와대와 여권 일부 인사들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부터 12년째 한미연구소를 이끌어온 구재회 USKI 소장 등 미국 내 보수 인맥을 청산하려 한 것이 양측 간 갈등을 폭발시켰다는 관측이 나온다.

    USKI 문제는 19대 국회 때인 2014년 정기국회 때 처음 제기됐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 정무위 간사였던 김기식 의원(현 금융감독원장)은 정무위 예산심사소위에서 "USKI에 예산만 지원할 뿐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대 국회에선 민주당 정무위 간사였던 이학영 의원이 지난해 8월 결산 심사에서 방문 학자·인턴십 선발 절차와 구 소장의 장기 재직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USKI 측이 구 소장에 대한 교체 압박을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으로 보인다. 당시 이학영 의원실 보좌관은 USKI 측에 이메일을 보내 "(예산이나 사업 운영의) 문제를 발견했다. '핫라인'을 구축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로버트 갈루치 USKI 이사장은 "KIEP를 통해 국회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회적인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9월 1일부터 11일까지 국무총리 소속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KIEP에 대한 현장 점검을 했고, 10월에는 청와대에서 관련 회의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한 달 뒤인 11월 15일 KIEP는 원장 명의로 USKI 측에 구 소장 교체와 함께 새 소장 임명 시 KIEP 원장과 사전 협의할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발리 나살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학장은 지난 2월 "학문의 자유 침해"라며 구 소장 교체 요구를 거부했다. USKI 관계자는 "갈루치 이사장과 나살 학장은 연구원 인사는 기부자라고 해서 개입할 수 없는 학문의 영역이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KIEP는 그 뒤에도 USKI 파견 직원을 통해 구 소장과 대학 관계자를 네 차례 접촉하며 구 소장 교체를 타진했다.

    압박을 느낀 구 소장은 "안식년을 가는 식으로 퇴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갈루치 이사장 등이 구 소장 교체를 끝까지 반대하자 KIEP는 지난달 29일 예산 지원 중단을 최종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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