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硏 소장 교체에 청와대 개입' 이메일 나왔다

입력 2018.04.07 03:02

대외경제硏 부원장 메일 입수
"이태호 비서관·홍일표 행정관이 심각하게 인식, 과감한 대안 요구"

갈루치 이사장 "부적절한 개입"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미국 워싱턴의 한·미 관계 싱크탱크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에 대한 예산 지원을 오는 6월부터 중단키로 결정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현지 시각) 본지는 김준동 KIEP 부원장이 지난해 10월 30일 워싱턴에 파견된 KIEP 주재관에게 보낸 이메일을 확보했다. 이 이메일에서 김 부원장은 "USKI와 KEI(한미경제연구소)와 관련해 BH(청와대)의 이태호 통상비서관과 정책실장실의 홍일표 (선임) 행정관에게 목요일(11월 2일) 오후 3시와 4시에 보고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BH의 홍일표 행정관 측에서는 현재 상황을 대단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냉정한 평가와 과감한 대안(개선 계획)을 제시하여 달라고 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USKI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문제를 직접 보고받았으며, '과감한 대안'까지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미硏 소장 교체에 청와대 개입' 이메일 나왔다
청와대의 개입 후 KIEP는 자금을 지원한다는 걸 내세워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구재회 USKI 소장에 대한 해임을 존스홉킨스 측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발리 나살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장에게 KIEP 측은 과거 성과 등을 문제 삼으며 네 차례나 구 소장의 해임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나살 원장은 지난 2월 "구 박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할 수 없다"며 "이는 학문의 자유와 연구기관의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공식적인 답변을 KIEP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로버트 갈루치 이사장에게도 "구 소장을 해임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갈루치 이사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행동에 놀랐고, 학문의 자율성을 침해하려는 시도에 아주 실망스럽다"며 "특정 인사의 교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부적절한 개입을 했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