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이 둘로 쪼개질 수 있다.' 최근 케냐에서 땅이 쩍쩍 갈라지는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부 지질학자가 이런 관측을 내놓았다.

5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케냐 남서부 나로크 지역에서 최근 수㎞에 걸쳐 지반이 갈라졌다. 갈라진 곳의 깊이는 최대 15m, 너비는 최대 20m에 달했다. 수도 나이로비로 연결되는 도로와 경작지 등이 훼손됐고, 지반 균열 지역 부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폭우와 지진으로 인해 땅이 갈라진 틈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질학자들은 이번 균열에 대해 '대륙 분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땅이 갈라진 지역은 동아프리카지구대(계곡이 이어진 지형)에 있다. 동아프리카지구대는 아라비아반도 남부와 아프리카 소말리아 사이에 있는 바다인 아덴만에서 케냐·탄자니아 등을 거쳐 남아프리카 짐바브웨까지 이어지는 3000㎞의 계곡 지형이다. 이곳은 지표면 두께가 얇은 불안정한 지형으로 과거부터 화산·지진 활동이 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승렬 지질연구센터장은 "케냐의 균열은 새 대륙 형성의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틈이 지속적으로 벌어질 경우 그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오게 되고, 결국 동아프리카지구대 동쪽에 있는 에티오피아·소말리아·케냐·탄자니아·모잠비크 땅의 일부가 섬처럼 떨어져 나가 아프리카 대륙이 쪼개진다는 것이다.

다만 과학계는 아프리카가 실제로 분리되려면 최소 수백만~수천만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