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윤 재판장은 왜 징역 24년을 선고했나[양형 이유 전문]

입력 2018.04.06 15:51 | 수정 2018.04.06 18:38

/조선DB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6일 오후 2시10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요, 삼성 뇌물수수 등 18개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처음으로 생중계되는 1심 재판 선고에 박 전 대통령은 건강 등을 사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앞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다음은 주문과 양형 이유 전문 - 김세윤 재판장

“피고인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으로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국민 행복, 복리 증진을 위해 행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오랜 사적 친분을 유지한 최서원(최순실)과 공모해서 기업들의 이 사건 각 재단에 대한 출연을 요구하고, 최서원이 설립 운영을 주도하거나 친분 있는 회사에 대해 광고 발주, 금전 지원, 납품 계약 및 에이전트 계약 체결 등을 요구하고, 최서원의 지인들에 대한 채용 및 승진까지 요구해서 기업들에게 이를 이행하도록 강요했다. 사기업의 경영진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하는 등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지위 남용해서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

“또한 피고인은 부속비서관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공무상 비밀로서 누설돼서는 안 되는 대통령의 일정, 인사, 외교, 정책 등에 관한 청와대 문건을 최서원에게 전달하기도 했고, 삼성그룹에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을 적극 요구하고, 면세점 특허 취득에 관한 부정한 청탁 받고 롯데그룹으로 하여금 최서원이 적극 관여한 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하도록 요구하여 삼성과 롯데로부터 합계 140억원이 넘는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고, SK그룹에 대해서는 89억원의 뇌물을 요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합당한 이유 없이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들에게 사직을 강요해서 직업공무원 제도의 근간을 훼손했다. 정치적 성향, 이념이 다르다거나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비판한다는 이유로 조직적으로 문화예술계 개인 및 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 등의 지원 배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긴 사실이 있다. 그로 인해 장기간에 걸쳐 문화예술계 전반의 차별이 이뤄져서 다수의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유무형의 불이익을 당했고, 문화예술 관련 지원을 담당하는 기관의 직원들이 청와대나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내려오는 지원배제라는 위법부당한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직업적 양심에 반하는 업무를 고통스럽게 수행해야만 했다.”

“이와 같이 하나둘씩 피고인 범행이 밝혀지면서 국정질서는 큰 혼란에 빠졌고, 헌정질서 초유의 탄핵 결정으로 인한 대통령 파면이라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는 바, 사태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부여된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준 피고인과 이를 이용해 국정농단하고 사익 추구한 최서원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법정에 이르기까지 사건 범행 모두를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최서원에게 속았다거나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비서실장이나 수석비서관 등이 행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다시는 대통령이 이 나라 주인인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서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불행한 일을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 피고인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다만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은 72억원 중 피고인이 받은 게 확인되지 않는 점, 롯데그룹으로부터 받은 70억원은 반환된 점, 이 사건 이전에 범행 전력이 없다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피고인에 대해서 인정된 범죄 중 특히 뇌물죄 부분은 법정형이 중하게 규정돼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받거나 수수하거나 요구한 금액이 5000만원 이상이면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1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징역 혹은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피고인이 최서원과 받거나 수수하거나 요구한 뇌물 금액 총액은 233억원이 넘는다. 이와 같이 피고인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사정, 법정형 등을 모두 고려해서 피고인에 대한 구체적인 형량을 정했다. 아울러 피고인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 수수하거나 요구한 뇌물 금액을 고려한 벌금형도 함께 부과하도록 하겠다.”

“이상으로 이유 낭독 마치고 주문을 읽겠다.”

“박근혜 피고인 판결 선고한다.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경우 3년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오늘 선고한 판결 불복 있으면 일주일 내 항소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하고 항소를 하게 되면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상으로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판결 선고를 마치겠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박근혜 前대통령 1심서 징역 24년, 벌금 180억 오경묵 기자
[속보] “피고인 박근혜에게 엄중한 책임 묻지 않을 수 없다” 박현익 기자
[속보] "하나은행 인사 개입, 강요죄 유죄… 직권남용은 아니다" 박현익 기자
[속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지원배제, 대통령 권한 남용에 강요" 박현익 기자
[속보] "플레이그라운드 광고수주 강요 유죄, 직권남용 무죄" 박현익 기자
'징역 30년' 대부분 흉악범죄인데… 박 전 대통령은? 정준영 기자
박 前대통령, 오늘 1심 선고 불출석한다… 사유서 제출 정준영 기자
'박근혜 1심 선고' 김세윤 재판장은?...최순실엔 20년 선고 전효진 기자
"무직입니다" "역사적 멍에 지고 가겠다"…朴의 '법정 말말말' 오경묵 기자
오늘 박 前대통령 1심 선고… 역대 대통령 형량은? 박현익 기자
[속보] "포스코 관련 직권남용 모두 유죄" 법조팀
[속보] "롯데 관련 직권남용·강요죄 모두 유죄" 박현익 기자
[속보] "KT 강요와 GKL 직권남용도 유죄" 법조팀
[속보] "삼성-영재센터 지원 관련 강요·직권남용 모두 유죄" 법조팀
[속보]법원 “朴, CJ 이미경 퇴진 강요한 것 충분히 인정” 법조팀
[속보]법원 “朴, 청와대 문건 유출 지시 인정… 47건 중 33건 위법 증거로 무죄” 법조팀
[속보] "朴과 신동빈 사이 명시적 청탁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법조팀
[속보]법원 “SK, K스포츠재단 등 89억원 지원 요구도 뇌물로 인정” 박현익 기자
[속보] "삼성 지원 말 3마리·코어스포츠 용역비 등 72억원 유죄" 박현익 기자
[속보] "문체부 노태강 사직 부분, 강요·직권남용 유죄" 박현익 기자
박 前대통령 1심 선고… 직권남용 대부분 유죄 오경묵 기자
[속보] "미르·K스포츠재단 774억원 출연 강요·직권남용 유죄" 박현익 기자
구속 370일, 공판 110번… 박 前대통령의 1년 정준영 기자
박 前대통령 없는 1심 선고… 사상 첫 TV 생중계 정준영 기자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