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충주 '조리터명가' 송어와 야채, 合의 맛

조선일보
  • 시인 박준
    입력 2018.04.07 03:02

    [시인 박준의 酒방]

    충주 '조리터명가' 송어회
    지난주에는 충북 충주시에 다녀왔다. 이번 여정은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곳이 고향인 친한 선배와 동행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마을의 양조장으로 직접 찾아가서 갓 생산된 지역 막걸리들을 내게 소개해줬다는 점이다. 탄금대막걸리와 밤막걸리, 소태생막걸리.

    충주 '조리터명가' 위치도
    이어 우리는 충주댐 정상으로 갔다.나와 일행은 충주댐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행의 즐거움은 여정에 함께하는 낯익고 친밀한 사람들 덕분이라는 생각을 다시 했다. 충주댐에서 내려오는 길에 있는 '조리터명가'로 들어갔다. 댐을 지나 흐르는 남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곳. 그곳에서 만난 송어회. 처음 몇 점은 별다른 양념을 곁들이지 않고 오래 씹었다. 빗살무늬 지방층이 내는 고소하고 풍요로운 맛이 진하게 배어났다. 이후에는 큰 그릇에 송어회와 온갖 야채를 가득 담고 그 위에 콩가루와 참기름, 초고추장과 다진 마늘을 넣고 비볐다. 여러 재료의 합이 만들어내는 맛. 마치 송어회 한 접시를 두고 둘러앉은 오랜 친구들처럼. 이어 얼큰하고 시원한 맛의 송어매운탕이 나왔으므로 우리는 막걸리를 더 주문했다. 원인과 결과가 분명한 일들.

    생선매운탕에서 깊은 맛을 내려면 생선의 뼈를 오래 고아야 할 텐데 기름이 많은 송어는 조금 예외인 듯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을 끓였지만, 국물에도 충분히 깊은 맛이 담겨 있었다. 서서히 기우는 해를 보며 충주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쓰인 시를 한 편 떠올렸다. "민물새우 끓어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신경림, '목계장터')

    조리터명가(043-853-6523)

    송어비빔회 1인분(1만원), 송어회 1kg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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