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구속→궐석재판→징역 24년'으로 이어진 '朴의 1년'

입력 2018.04.06 11:10 | 수정 2018.04.06 17:54

2016년 3월 파면·구속, 4월 기소
5월 첫 공판, 최순실과 법정조우
110여 차례 공판, 정호성은 눈물
10월 구속기간 연장 후 궐석재판

1년에 걸쳐 진행된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이 6일 마무리됐다. 작년 3월 31일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지 370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이날 열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처음으로 생중계되는 1심 재판 선고에 박 전 대통령은 건강 등을 사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헌정 사상 첫 파면에 이은 구속기소, 변호인단 총사퇴 및 이후 궐석(闕席)재판 등 110차례 넘는 재판에서 다양한 장면들이 오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파면 후 구치소로
헌법재판소는 작년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파면을 결정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1일 만인 같은 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한 뒤 엿새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했던 삼성 등 뇌물수수 혐의다.

법원은 8시간 넘게 박 전 대통령을 심문한 뒤 3월 3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삼성동 자택에 이어 이때부터 서울구치소에서 지내게 됐다. 검찰의 다섯 차례 방문조사 뒤 4월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지난해 5월 23일 열린 국정농단 재판 첫 공판에 출석해 법정에 앉아 있다./오종찬 기자
◇40년 인연 최순실과 눈도 안 마주쳐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수감 이후 지난해 5월 23일 첫 공판에서 대중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포승줄 없이 수갑만 찬 채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원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수인번호 ‘503’을 단 채 법정으로 향했다. 핵심 공범으로 지목된 최순실씨도 같은 법정에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았다. 최씨는 “제가 이 재판정에 40여 년 동안 지켜본 박 대통령께서 나오시게 된 게 제가 너무 죄인인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따로 눈길을 주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무직입니다”라고 답했고,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변호인단과 같은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예, 변호인 입장과 같습니다”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8일 진료를 위해 찾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불로 몸을 감싼 채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발가락, 허리, 그리고... 궐석재판
박 전 대통령은 작년 7월 10·11일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왼쪽 발가락 부상이 이유였다. 박 전 대통령은 같은 달 28일 구치소를 나와 서울성모병원에서 진료받았다. 병원 측은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노출되지 않도록 이불, 커튼 등으로 가렸다. 한 달 뒤인 8월 30일에는 허리 치료를 위해 같은 병원을 찾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측에 침대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특혜를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 구속기간(6개월)의 끝자락인 10월 13일 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마지막 모습을 드러낸 건 사흘 뒤이자 당초 구속기간 만료 예정일이었던 10월 16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첫 재판 때 인적사항을 확인한 이후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구체적인 자신의 입장을 밝힌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말과 함께 사선 변호인이 전원 사퇴했고,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두 번 다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픽=이동운
◇118차례 재판, 증인만 130여명
박 전 대통령 재판은 지난 2월 27일 결심(結審) 공판까지 준비기일 포함해 118번 열렸다. 검찰과 특검 수사, 이후 재판까지 14만쪽 넘는 증거기록을 남겼다. 검찰과 변호인은 재판 중 사사건건 부딪히며 신경전을 벌였다. 증인 신청부터 증거조사, 절차 진행방식까지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미 신청한 증인들을 어떻게 할지 정하지 않은 채 궐석재판이 계속되며 재판 장기화도 예상됐지만, 박 전 대통령이 올해 1월 대기업 총수들이 수사기관에 진술했던 내용들을 증거로 쓰는 데 동의하면서 다시 속도를 냈다.

법정에 선 증인들은 박 전 대통령에게 유·불리한 각종 진술들을 쏟아냈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고도 변함없는 충성심을 드러낸 이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최순실씨에게 국정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심적 고통을 감당할 수 없어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재판에 필요한 진술은 남기지 않았다. 다만 그는 증인신문이 끝날 무렵 따로 발언기회를 얻은 뒤 “(대통령은)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몰두하신 분”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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