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심 선고' 김세윤 재판장은?...최순실엔 20년 선고

입력 2018.04.06 10:23 | 수정 2018.04.06 11:04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을 맡았던 김세윤(51⋅사법연수원 25기) 재판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라는 평가가 법원 내 중론이다. 법조계에서 ‘선비’, ‘모범생 판사님’, ‘유치원 선생님’ 등의 별명을 얻은 그는 재판정에서 피고인, 변호인, 검찰 등이 신경전을 벌일 때 “흥분하면 재판부가 사건 파악이 어려워진다”, “천천히 말해야 재판부가 알아들을 수 있다”며 매끄럽게 중재하는 스타일이다. 김 재판장은 지난 2014년에 이어 2017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법관’(변호사 5인 이상 95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재판장은 검찰이나 변호인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되 피고인들의 입장에서도 방어권 보장을 위해 재판 발언 기회를 충분히 주는 편이었다. 재판 진행 과정에서도 “피고인 잠시 일어나볼까요?”, “피고인 질문해볼까요?” 등 청유형 화법으로 재판을 부드럽게 진행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법정에 출석했을 때에는 박 전 대통령에게 매번 “피고인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라고 물었고 박 전 대통령은 그때마다 고개를 가로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영장 재발부 이후 허리통증, 무릎 부종등의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을 거듭하자 재판부는 두어 차례 재판을 연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당시 김 재판장은 “재판 출석을 계속 거부하는 경우 출석 없이 공판이 진행될 수 있음을 알리고 그럴 경우 방어권 행사에도 불이익이 있음을 설명하고 심사숙고할 기회를 주겠다”며 피고인에게 시간을 주고 재판에 나올 것을 회유하기도 했다. 김 재판장은 박 전 대통령 사선변호인단의 총사퇴 의사에도 재고를 요청하기도 했으며, 사건 수임을 꺼리는 국선변호인들을 직접 설득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 진행에 차질이 생기거나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할 경우 단호하고 엄한 결단을 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의 경우 일부 지지층이 법정 내부에서 “박근혜 대통령님 힘내세요”, “아휴 불쌍해” 등의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많았다. 김 재판장은 재판 시작 직전에도 “법정 경위는 재판장과 같은 지위가 있다”며 법정 경위의 통제에 따라줄 것을 요청했으나 소란을 피우거나 “검사들은 총살감”이라는 발언을 한 방청객에게는 감치 5일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도중 최순실씨 변호인 측 등이 재판 지연을 시도할 때에는 “요점만 말하라”, “신문 범위가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말해 재판의 속도를 냈다. 지난해 12월 진상규명에 협조했다며 ‘특검 복덩이’로 불리던 장시호씨의 재판에서도 “국정농단 사건 실체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도 “(영재센터 관련) 실질적인 이득을 본 당사자”라며 검찰의 구형량 (1년 6개월)보다 많은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시켰다.

김 재판장은 앞서 최순실씨의 재판을 맡기도 했다. 당시 김 재판장은 최씨의 혐의 18개 중 16개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 추징금 72억9000여만원을 선고했다. 김 재판장은 당시 최씨의 죄목 중 박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기소된 11개 혐의 모두에 대해서 ‘공범 관계’를 인정하고 유죄로 판단했다.

최씨와 함께 재판을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김 재판장은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시켰다. 김 재판장은 당시 "정당한 경쟁으로 사업체에 선정되려는 수많은 기업에 허탈감을 줬고, 국가 정책 사업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희망을 무너뜨렸다"고 판시했다. 당시에도 김 재판장은 "마지막으로 할 얘기가 있느냐"고 신 회장에게 물었고 신 회장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고 구치소로 향했다.

김 재판장은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전주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2016년 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에 부임하기 전에는 법관 비위를 감사하는 대법원 윤리감사관으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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