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30년’은 대부분 흉악범죄인데... '정치사건'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은?

입력 2018.04.05 17:15 | 수정 2018.04.05 18:20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구형한 징역 30년은 유기징역의 상한선이다. 당초 유기징역의 상한은 15년이었지만 조두순 사건 등 흉악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에 쫓겨 2010년 현행 30년으로 대폭 강화됐다.


대법원은 2016년 ‘시화호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 김하일씨에 대해 징역 30년 형을 확정했다./조선DB
5일 법원에 따르면 유기징역 상한이 확대된 이후 실제 징역 30년이 처음 선고된 사건은 대학교수가 내연녀와 짜고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다. 부산지법은 2011년 1심에서 문제의 교수에게 징역 30년, 내연녀에게는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후로도 살인 범행 뒤 시신을 유기하거나, 살인 재범을 저지르는 등 반인륜성이 문제되는 흉악범죄들에 대해 30년형이 선고돼 왔다. 도박을 추궁하는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14군데로 토막 내 시화방조제에 버린 혐의로 기소된 ‘시화호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 김하일씨는 2016년 징역 30년 형이 확정됐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롯데 등으로부터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774억원을 강제 모금한 혐의 등 18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2월 결심(結審) 공판에서 “비선(秘線) 실세의 이익을 위해 국민에게 위임받은 대통령 직무 권한을 사유화해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범죄혐의의 법정형량은 최대 무기징역이지만, 법조계는 징역 25년 안팎이 유력하다고 본다. 범죄사실 다수가 ‘대통령’의 권한·직위를 전제로 성립하고 최씨가 공범이어서다. 앞서 최씨는 1심에서 검찰 구형 25년에,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징역 25년 역시 대부분 흉악범죄에서 접할 수 있는 형량이었다. 광주지법은 지난달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살인죄로 12년을 복역한 뒤 출소 5개월 만에 다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행이었다. 그 밖에도 친조카를 7년간 상습 성폭행한 50대, 술에 취한 채 버스 정류장에서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20대, ‘무시당했다’는 느낌에 직장 동료를 흉기로 살해한 40대 등 주로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많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6일 오후 2시10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공판을 연다./조선DB
법정형의 상한을 끌어올린 것이 이들 흉악범죄를 엄하게 처발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당시 형법 개정 사유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행위자의 책임에 따라 탄력적으로 형 선고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일례로 금융 다단계 범행에 손댄 사기 사건에서 작년 12월, 올해 1월 차례로 1심 징역 20년 선고가 나왔다. 대형로펌의 한 형사 변호사는 “경제사범·부패사범의 경우라도 사건 내용에 따라 보호하려는 법익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국가 시스템이나 공직사회에 대한 사회 전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평가받는다면, 공무원으로서 공범(최씨)보다 무겁게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따로 진행 중인 재판이 있는 점이 형량을 정하는 데 반영될 수도 있다. 수사기관이 한 번에 기소했더라면 재판을 통해 동시에 다투고 형량이 정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순실씨의 경우만 하더라도 검찰·특검이 국정농단 재판에서 구형량을 정할 때 이대 학사비리 재판이 따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36억5000만원을 뇌물로 상납받은 혐의, 20대 총선 관련 옛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 재판은 올해 추가 기소돼 따로 진행되고 있다. 국정원 상납 사건만으로도 법정형은 최대 무기징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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