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에게 내려진 법원의 판단… 朴 전 대통령은?

입력 2018.04.05 17:13 | 수정 2018.04.06 11:43

징역 30년 구형된 朴 전 대통령의 형량은?
22년 전 12·12, 5·18 법정 선 전두환·노태우
1심 결과 全은 ‘사형’, 盧는 ‘징역 22년 6개월’
“중한 범죄가 반란·내란이냐, 뇌물이냐 차이”
김영삼 정부, 1997년 말 특별사면으로 석방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오는 6일 오후 2시 10분 417호 법정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요와 삼성 뇌물수수 등 18개 범죄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유·무죄 여부를 가린다.

검찰은 지난 2월 27일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에,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징역 30년은 형법이 정한 유기징역의 최상한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처럼 여러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경우 가장 무거운 범죄의 법정 최고 형량의 1.5배까지 가중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가장 무거운 혐의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1억원 이상의 뇌물죄(무기징역 또는 징역 10년 이상)를 적용해 최대 45년까지 구형할 수 있었다.

박 전 대통령보다 먼저 법의 심판을 받은 전직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었다. 이들의 1심 재판 구형과 선고 결과는 어땠을까.

전직 대통령 재판 결과/그래픽=김란희
1996년 8월 5일 열린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노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구형했다. 전 전 대통령은 군사반란과 내란수괴, 내란목적살인, 뇌물수수 등 10가지 혐의로, 노 전 대통령은 군사반란과 내란중요임무종사, 뇌물수수 등 9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두 전직 대통령은 뇌물죄가 가장 무거운 혐의인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군사반란이나 내란죄가 가장 무거운 죄였다. 또 두 전직 대통령에게 적용된 군사반란과 내란을 일으킨 혐의는 헌정질서 파괴범으로 분류돼 공소시효도 없고, ‘불소추 특권’ 행사도 못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검찰 구형이 무기징역과 사형 등으로 박 전 대통령보다 훨씬 무거웠던 것이다.

두 전직 대통령에게도 뇌물 혐의가 있었다. 검찰은 이들이 받은 뇌물액을 근거로 전 전 대통령의 재산 2223억여원과 노 전 대통령의 재산 2838억여원을 추징할 것을 요청했다. 당시 재판은 선고 전까지 모두 32차례의 공판이 펼쳐졌고, 12·12 사태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뇌물과 비자금 등을 놓고 검찰과 피고인들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결심 공판이 열린 뒤 21일 만인 8월 26일 오전 10시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열렸다.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라고 판단하면서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노 전 대통령에게 징역 2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전 전 대통령은 검찰이 구형한 그대로 선고됐지만, 노 전 대통령은 반란의 2인자인데다가 직접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북방외교에 공헌한 사실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또 두 전직 대통령이 재임 중 기업체 등으로부터 뇌물로 받은 2259억여원과 2838억여원을 각각 추징금으로 내라고 명령했다.

1996년 8월26일 오전 12·12 및 5·18 사건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 출두하고 있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조선DB
1심 재판부는 12·12 사태를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이 주도한 군사반란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자신들에 대한 위협이 제거된 상황에서 부대를 계속 출동시켜 국방부, 경복궁 등을 점령했다”며 “이들의 병력동원행위를 자신이나 대통령,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5·18 때 발동한 자위권은 사실상 살인 명령과 같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군과 시위대 모두 무장을 해 자위권 발동을 지시할 경우 상호 교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다”며 “그러면서 자위권 발동을 지시해 계엄군들로 하여금 민간에 대한 무차별 사격, 시위대 탑승차량에 대한 발포 등 살상행위를 자행했다”고 했다.

1심은 또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기업체로부터 엄청난 부정축재를 한 점은 비록 대통령 재직 중 경제 안정과 평화적 정권교체가 있었어도 정상을 참작할 수 없다”고 했다. 변호인 측은 통치자금 또는 정치자금의 성격이기 때문에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전직 대통령은 같은 해 열린 2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으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6·29 선언을 수용했다며 ‘항장불살’(降將不殺·항복한 장수는 죽이지 않는다)을 이유로 들어 형을 낮췄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수창(首唱·우두머리가 되어 제일 먼저 주창)한 자와 추수(追隨·뒤쫓아 따름)한 자 사이에 차이를 두지 않을 수 없다”며 감형했다. 이듬해 4월 대법원은 2심 형량을 그대로 확정했다.

1997년 12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들 두 전직 대통령을 특별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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