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아날로그 시대 특급열차' 옛 새마을호, 추억 속으로

입력 2018.04.04 03:00

구형 새마을호 이달 말 퇴역
"추억 나누고 싶다" 예매 급증… 마지막 운행편은 순식간에 매진

구형 새마을호가 오는 30일부로 퇴역한다. 2004년 KTX 운행 전까지 국내 최고급 열차였다. "아날로그 시대 추억 하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며 마지막 새마을호를 타려는 사람들이 기차표를 예매하고 있다.

3일 오후 전북 익산행 장항선 새마을호가 서울 용산역에 정차해 있다.
3일 오후 전북 익산행 장항선 새마을호가 서울 용산역에 정차해 있다. /이태경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정진욱(37)씨는 오는 14일 용산에서 출발해 대천까지 가는 장항선 새마을호 열차를 일찌감치 예약해뒀다. 정씨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곧 퇴역을 앞둔 구형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 가는 게 이번 여행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어렸을 적 부모님과 새마을호 타고 서울 구경을 가곤 했는데, 가기 전날이면 설레서 잠도 못 잤다"며 "새마을호에 대한 어릴 때 추억을 가족과 마지막으로 나누고 싶다"고 했다. 철도 동호회원 카페엔 지난해 말부터 '새마을호 종운(終運) 기념여행'을 다녀왔거나, 이를 계획하고 있다는 회원들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도 "(새마을호가) 없어지기 전에 한번 타봐야겠다" "30일엔 휴가를 내고서라도 새마을호를 마지막으로 타겠다"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렸다.

구형 새마을호는 30일 오후 7시 25분 전북 익산역을 출발해 용산역에 오후 11시 11분에 도착하는 1160편을 끝으로 운행이 중단된다. 30일 새마을호 1160편은 일반석과 특실 모두 예매가 가능한 시점이었던 지난달 30일 삽시간에 매진됐다.

1세대 새마을호는 지난 1969년 '관광호'란 이름으로 처음 개통됐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4년 2월부터 새마을호로 명칭이 바뀌었다. 새마을호는 과거 6시간 가까이 걸리던 서울~부산 편도 구간 소요 시간도 4시간 10분대까지 단축하는 등 당시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초호화 열차였다.

이번 달 퇴역을 앞둔 2세대 새마을호는 1986년부터 운행을 시작해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최고급 열차' 타이틀을 지켜왔다. 지난 2004년 국내에 도입된 KTX에 타이틀을 내줬지만, 넓은 좌석과 레그레스트(다리 받침대) 등 객차 내부는 새마을호 일반실이 KTX 특실보다 낫다는 평이 많다.

2014년부터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최신형 전동열차 ITX-새마을호가 기존 새마을호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구형 새마을호는 점차 모습을 감췄다. 현재 장항선(용산↔익산) 구간에서만 유일하게 운행 중이다. ITX-새마을호는 명칭만 이어받았을 뿐 외관과 좌석 모두 기존 새마을호와 다르다. 최고속도도 180㎞/h로 구형 새마을호(150㎞/h)보다 빠르다.

과거 퇴역한 무궁화호는 관광열차로 개조돼 재운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레일 관계자는 "구형 새마을호는 내구 연한이 다 돼 안전상 등의 이유로 모두 폐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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