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업&다운] (100) 구두 지적재산권 분쟁서 김앤장 이긴 율촌

조선비즈
  • 전효진 기자
    입력 2018.04.03 08:37


    법무법인 율촌이 금강을 대리해 일본 리갈코퍼레이션을 변호한 김앤장을 꺾고 지적재산권 분쟁에서 승소했다. 구두류 제조업을 하는 금강제화는 앞으로 국내에서 ‘리갈(REGAL)’ 브랜드의 표장과 라벨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61부(재판장 윤태식)는 일본의 리갈코퍼레이션이 금강제화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방지법 및 저작권법 위반 소송에서 지난 2월 2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이다.



    리갈은 금강제화가 자사 브랜드 '리갈(REGAL)'의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1월 소송을 제기했다. 리갈은 1990년 미국 브라운그룹으로부터 ‘리갈(REGAL)’의 상표권을 취득했지만, 금강제화가 이를 어기고 표장과 내부 라벨에 상표를 무단으로 썼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강제화는 이보다 훨씬 앞선 1973년경 국내에서 시행 중인 상표법에 따라 적법하게 상표권을 등록하고 사용해 왔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원고(리갈코퍼레이션)는 대한민국에서 상표 사용에 대해 고유한 권리를 갖거나 정당한 이익을 갖고 있지 않다”며 “따라서 이와 관련한 부정경쟁행위가 있다는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앤장 "영업상 이익 침해 우려” 강조했지만 패

    김앤장에서는 지적재산권 전문 한상욱(56∙17기), 김종석(52∙26기), 유영선(45∙27기), 송영섭(36∙변시 2회), 진신현(33∙변시 4회) 변호사가 일본 리갈코포레이션을 대리했다.

    김앤장은 1961년쯤 미국 리갈사와 기술원조계약을 체결한 일본피혁 사이에 재계약을 했고, 1990년에는 브라운사로부터 미국, 캐나다 등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리갈’ 상표를 쓸 수 있는 권리를 양도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앤장은 금강이 상표권만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언제든지 한국에 진출할 수 있으므로 영업상 이익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좌측부터 한상욱, 김종석, 유영선, 송영섭, 진신현 변호사/김앤장 홈페이지 캡쳐

    아울러 리갈코포레이션은 제품 수리가 가능한 매장에 ‘리갈’ 표장과 수선실 표지인 ‘리페어 마크’ 등을 썼는데 이 역시 법률상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성과이자, 제품의 종합적 이미지를 구성하는 부분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앤장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 2조 제 1호 차목’ 규정을 끌어들였다.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김앤장은 일본 리갈 구두와 비슷한 제품의 사진을 제출하는 등 외관상 비슷한 이미지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기술원조계약 개요 등 리갈이 브라운사로부터 상표 권리를 확보했다는 각종 문건을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일본 리갈코포레이션이 대한민국 내에서도 상표 표장 독점 사용권리를 가진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선’이라는 기재가 돼 있긴하지만 당시 남북한, 일본의 외교 관계 내지 교역 상황을 고려할 때 반드시 대한민국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원고의 전신인 일본피혁이 ‘리갈’ 상표에 관한 등록출원을 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율촌 "부정경쟁 거래 행위 해당 않는다" 주장...승

    율촌은 특허법원 판사 출신의 한동수(52⋅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를 비롯해 황정훈(45⋅37기), 김정현(34⋅변시 3회), 김해주(34⋅변시 5회)변호사로 팀을 꾸렸다.

    율촌은 줄곧 부정경쟁 거래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신발 제조 공장도 직접 방문해 현장에서 금강제화 구두가 제작되는 과정을 봤다. 이 과정에서 신발에 붙는 “리갈(REGAL)” 표장 등은 금강제화가 1973년경 적법하게 등록해 사용한 것임을 강조했다.”

    금강 측은 침해 논란이 인 상표가 리갈의 투자·노력에 따른 성과도 아닐뿐더러, 자사는 모방제품 판매로 불공정 경쟁을 하려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리갈 측이 지적한 리페어 마크 사용은 법률상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수선 장소를 알리는 단순한 형태의 도안에 불과한 것을 법률상 보호 대상인 저작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동수 변호사, 황정훈 변호사, 김해주 변호사, 김정현 변호사./율촌 홈페이지 캡처

    율촌은 또 리갈코포레이션이 미국 브라운사로부터 “리갈” 관련 상표권을 사들였더라도 그 범위에 한국이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앤장 측이 브라운사로부터 상표를 사들였음을 입증하려고 제시한 ‘기술원조계약개요’ 문건은 정식 계약서가 아닌, 일본은행에 제휴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작성한 설명자료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시한 상표권양도계약서 내용을 보면 출원, 등록 권리를 양도할 국가를 열거한 별지에 대한민국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오히려 당시 대한민국에서는 피고가 이미 상당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율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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