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6월 러시아월드컵 참석이 확정됐다고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로스토프주(州)의 유리 말로드첸코 부(副)주지사는 "이미 몇 개 나라의 지도자, 정부 대표단, 외교관들이 로스토프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며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확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로스토프를 방문할 한국 정부 대표가 누구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한편 현지 매체인 '델라보예 사옵셰스트바'는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로스토프 방문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러시아에 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문 대통령이 6월 23일 로스토프의 주도(州都)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열릴 한국 대 멕시코의 경기를 관람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스웨덴과 1차전을 치른 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다.
러시아 매체들은 문 대통령의 참석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영국에서 전직 러시아 이중 스파이에 대한 독살 기도 사건이 발생한 후, 서방 일부 국가에서 러시아월드컵을 보이콧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과 미국은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고, 일본·덴마크·스웨덴·폴란드·호주·아이슬란드 등 6개국은 러시아월드컵 개막식에 정부 관계자를 보내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조기에 참석을 확정하면, 서방 국가들과 대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대북 제재 등을 논의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에 못 온 것에 대해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집단 도핑 문제로 러시아에 '국가자격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기 때문"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입력 2018.04.0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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