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 人骨 미스터리… 백제 무왕의 뼈?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18.04.03 03:01

    최근 재발굴서 사람 뼈 나와 "크고 굵어 남자 유골인 듯"

    익산 쌍릉 대왕릉 내부. 안쪽 가운데에 인골을 넣은 나무상자가 보인다.
    익산 쌍릉 대왕릉 내부. 안쪽 가운데에 인골을 넣은 나무상자가 보인다. /문화재청

    "아니, 이건 인골(人骨)인데?… 1917년 보고서엔 사람 뼈가 있었다는 얘기는 없었잖아!"

    지난달 중순 전북 익산 쌍릉(사적 87호)의 큰 무덤(일명 대왕릉)을 발굴하던 조사단원들은 경악했다. 100여 년 전 처음 이곳을 발굴했던 일본 학자의 보고서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사람 뼈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무덤 속 방인 현실(玄室) 한가운데에 화강암 재질 관대(棺臺)가 있고, 그 위쪽에 있던 나무상자를 열어 보니 두개골 조각 등 인골이 가득 담겨 있었다

    문화재청은 2일 "익산 쌍릉에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를 발견했다"며 "1917년 발굴 때 유물과 치아를 수습한 뒤 유골은 이 상자에 넣어 다시 봉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화재청과 익산시가 진행하는 이번 발굴은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8월 시작됐다.

    과연 누구의 뼈일까? 쌍릉은 '고려사' 등에 백제 무왕과 왕비의 무덤이라고 기록돼 있다. 오랫동안 쌍릉 중 '대왕릉'은 무왕, '소왕릉'은 무왕과 함께 '서동요' 설화의 주인공인 선화공주의 무덤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대왕릉에서 출토된 치아를 2년 전 국립전주박물관이 분석한 결과 "20~40세 여성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해 "왕이 아니라 왕비의 무덤일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여기에 유물 중 신라계 토기가 있다는 점을 들어 무릎을 탁 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신라 출신 선화공주의 무덤이 분명하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선화공주가 과연 무왕의 왕비였을까? 2009년 미륵사지 석탑의 사리봉안기 발굴 결과, 무왕의 비는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 최대 귀족인 사택씨(砂宅氏)인 것으로 나왔다. 그럼 무덤의 주인공은 사택왕후일까?

    조사단 측에선 "상자에 들어 있던 뼈가 크고 굵어 남성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일단 대왕릉의 주인공이 무왕일 가능성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이병호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장은 "백제에선 순장 풍습이 없었기 때문에 무덤에 묻힌 사람의 유골로 봐야 할 것"이라며 "정밀 분석 결과를 기다려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왕릉이 마한을 건국하고 청주 한씨의 시조가 됐다는 무강왕(고조선 준왕)의 무덤이란 주장도 있으나, 학계에선 "백제 사비시대의 왕릉급 무덤"이라는 게 정설이다. 김승대 문화재청 연구관은 "이번 발굴로 현실 규모가 높이 2m25㎝로 같은 시기 백제 무덤 중 최대 규모이고, 판축(板築·흙을 여러 겹으로 다져서 쌓는 것) 기법으로 봉분을 쌓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왕릉급 무덤임이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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