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內 공기 맑을수록 기업 매출 오르더라

조선일보
입력 2018.04.02 03:00 | 수정 2018.04.02 10:29

[미세먼지 재앙… 마음껏 숨쉬고 싶다] [4] 건강·돈 동시에 잡는 기업들

필터 교체 비용만 年2억 쇼핑몰… 고객 머무는 시간 3~5배 늘어
네이버, 미세먼지 확인 센서 비치… 곳곳 식물도 배치… 직원들 호평

공기정화시설 갖춘 그린 오피스 인지력 61% 높아졌다는 연구도

그린 오피스 개선 효과
지난 29일 경기도 고양시 S쇼핑몰에 들어서자 외부와는 확연히 다른 공기가 느껴졌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고양시의 미세 먼지(PM 2.5) 농도는 공기 1㎥당 56㎍(마이크로그램)으로 '나쁨' 수준(36~75㎍)이었다. 같은 시각 쇼핑몰 내부의 미세 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16~35㎍)이었다. 3세 아들을 데리고 쇼핑몰 내 키즈카페를 찾은 윤모(여·31)씨는 "아이가 뛰어놀고 싶어 하는데 미세 먼지 때문에 외부 활동을 할 수 없어 쇼핑몰을 찾았다"고 말했다.

고농도 미세 먼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내 공기 질 관리에 힘을 쏟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쇼핑몰이 더 많은 고객 유치를 위해 강력한 환기 시스템을 갖추는가 하면, IT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공기 질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좋은 공기 질이 경쟁력"이라며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투자 대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가 공기 질 관리"라고 했다.

S쇼핑몰은 건설 단계부터 '좋은 실내 공기 질'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 이 쇼핑몰 관계자는 "필터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만 연간 2억원가량"이라며 "하지만 공기 질 관리 효과로 고객의 체류 시간이 일반 백화점에 비해 3~5배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지난해 사내에 실시간 미세 먼지 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실시간으로 미세 먼지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회사 곳곳에 비치하고, 대형 모니터를 통해 사원들이 쉽게 수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사옥을 건설할 당시부터 강력한 공기 정화기를 설치하고 건물 곳곳에 식물을 배치하는 등 공기 질에 신경을 썼고, 실내 공기 질에 대한 사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미세 먼지 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췄다"며 "미세 먼지 현황을 눈으로 파악할 수 있으니 환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 사원들의 평이 좋다"고 했다.

공기 질은 실제로 생산력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하버드대 환경보건학과 조지프 앨런 교수는 지난 2016년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같은 사람이라도 고성능 공기 정화시설을 갖춘 '그린 오피스(green office)'에서 근무할 경우 인지 능력이 61% 높아졌다"고 밝혔다. 앨런 박사는 논문에서 "참가자들의 업무 능력을 수치화해 평균값을 계산한 결과, 일반 업무,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 위기 대응 능력, 자료 검색 등 모든 분야에서 전통적인 사무 공간보다는 '그린 오피스'에서 근무할 때 결과가 좋았다"고 밝혔다.

조영민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기업들이 나서 좋은 공기 질을 유지하려 하는데, 국내 기업들도 공기 질 관리에 대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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