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임명된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1인당 350만~600만원 고액 강좌 운영

입력 2018.03.31 03:01

국회의원 때 만든 '더미래연구소', 은행·보험사 등 매년 수십명 모집
"강의 참석자 대부분 對官업무… 금융사 입장서 거절 힘들어"
與 "기업인들 자발적으로 참여"

김기식 전 민주당 의원

청와대가 30일 김기식〈사진〉 전 민주당 의원을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금융위원회로부터 김 전 의원을 차기 금감원장으로 제청받고 재가했다. 금감원장은 국회 청문회 없이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감원장은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가진 '금융 검찰'의 수장으로 지금까진 경제부처 출신이나 금융인이 주로 맡았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날 김 원장에 대해 "참여연대 출신으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해 개혁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췄다"고 했다.

하지만 김 원장이 소장으로 있는 '더미래연구소'가 지난 3년간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 대관(對官) 담당자가 참여하는 수백만원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업계를 상대로 고액의 강좌를 운영해온 김 원장이 금융기관을 감독할 경우 이해 상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입수한 더미래연구소의 '미래리더아카데미' 회원 명단에 따르면 이 연구소가 2015년부터 매년 모집·운영한 이 과정 수강생 상당수가 금융회사나 금융 관련 협회 본부장·부장·팀장급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확인한 1~3기 회원 55명 가운데 33명이 금융권 종사자였다. 나머지도 대부분 대기업과 로펌 임직원들이었다.

이 강좌를 운영해온 곳은 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인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다. 2014년 출범한 이 연구소는 설립 당시 민주당 현역의원 22명이 참여했다. 김 원장은 이사, 운영위원장, 연구소장 등을 맡으며 설립·운영을 주도했다.

이 연구소는 설립 이듬해인 2015년 '미래리더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했다. 민주당 현역의원과 대학 교수들이 강사로 나섰다. 연구소는 강연 소개에서 "수강생과 국회의원 간의 정보·인적교류 및 네트워크를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강의는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호텔 등에서 매주 1회 2시간씩 총 10번 진행됐다. 강의 참가비는 2015년 1기의 경우 350만원이었고 2016년부터는 해외연수 비용을 포함해 600만원이었다.

참가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가입을 권유하는 더미래연구소 명의의 공문이 회사로 왔고, 이후 휴대전화 문자로도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강좌를 들었던 금융권 관계자는 "참석자는 주로 대관(對官) 업무를 하는 사람이었다"며 "국회 네트워크도 쌓고 프로그램도 괜찮아 보여서 하게 됐다"고 했다. 다른 금융권 참석자는 "푸시(강압)는 없었지만 국회를 상대해야 하는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결코 거절할 수 없는 요청이었다"고 말했다.

이 강좌 개설 당시 김 원장은 국회 정무위 소속이었다. 대기업과 금융권을 비판하며 '저격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국회 정무위는 대기업을 감시하는 공정위와, 금융 규제 기관인 금융위를 감독한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미래리더아카데미 개설 당시 금융권의 대관 업무 담당자들이 가입한다는 소문이 많았다"며 "돈을 받고 금융권 관계자들의 인맥 확대 등을 목적으로 하는 강좌를 운영한 사람이 금융 감독권자가 되는 게 온당한지 따져볼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더미래연구소 관계자는 "본인(김 원장)에게 확인해야 할 내용"이라고 했다. 본지는 이에 대한 김 원장의 의견을 물으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더미래연구소는 민주당 의원 22명이 1000만원씩 후원해 만들었고, 강좌에 참여한 기업인들도 자발적으로 등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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