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무협 만화 '열혈강호'가 소설로 변신한다. 원작의 세계관을 확장해 웹소설 사이트 펀치라인에서 연재될 예정이다. 작품 감수를 맡은 원작 글 작가 전극진(50)씨는 "1994년 연재 시작 이래 애니메이션·게임 등으로 다양하게 전환돼 왔지만 텍스트로 연재되는 건 처음"이라며 "기존 만화 독자라면 글만 읽어도 이미지 연상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화의 소설화, 이른바 '노벨라이즈'(novelize)가 활발하다. 원소스 멀티유즈는 주로 감상과 접근성이 더 용이한 '시청각'으로의 변용이 많았다. 소설이 만화나 영화 등으로 그림화되는 경우는 많아도 그 반대의 경우는 낯선 이유다. 노벨라이즈는 일본에서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이를테면 '원피스'나 '블리치' 같은 인기 코믹스를 소설판으로 따로 찍어내는 것이다. 추가 홍보가 필요없는 데다 고정 독자층이 두터워 판매가 쉽다는 게 주요인이다.
게다가 활자가 그림과 말풍선을 벗어나 문장으로 드러나기에 기존 스토리에 더 깊고 상세한 이야기 부여가 가능하다. 최근 일본 배구 만화 '하이큐'가 소설로 국내 출간됐다. 출판사 대원씨아이 관계자는 "만화에서는 압축·생략되는 합숙 훈련 과정 등을 상세히 서술하거나 주인공이 아닌 주변 등장인물까지 꼼꼼히 묘사해 원작 만화 팬들이 즐겨 찾는다"면서 "일종의 '굿즈'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벨라이즈가 새로운 독자 유입보다 고정 독자를 노리는 이유다.
한국의 경우 '은밀하게 위대하게' '패션왕' 등처럼 종이책으로 출간된 경우도 있지만 웹소설화가 더 뜨겁다. 지난해 12월 웹툰 '신과 함께'가 웹소설 연재 서비스를 시작했고, 웹툰 '덴마' 역시 웹소설 3부 연재를 시작했다.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한창완 교수는 "만화의 소설화는 시각화를 제한하는 대신 상상력을 열어놓는다"며 "'글'은 원소스 멀티유즈의 또 다른 확장"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