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발짝만 더 디디면 안경·IT 접목한 최첨단 제품 선점할 수 있는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조선일보
  • 박원수 기자
    입력 2018.03.30 03:00

    김원구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원장

    품질과 트랜드 측면에서 한국 안경은 최대 강점…
    글로벌 성장 가능한 업체집중 지원해 부가가치 높여야

    김원구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원장
    김원구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원장
    "세계적으로 안경은 첨단산업과 접목하는 추세입니다. 대구는 그런 추세에 호응할 만한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폭적인 지원이 없어 손 놓고 뻔히 바라보는 형국입니다."

    김원구(59·사진)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원장은 "우리가 한발짝만 더 디디면 안경산업은 물론이고 안경과 첨단IT 등과 접목한 최첨단 제품을 선점할 수 있는데도 못한다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대구에서 30여년간 공인회계사를 해온 인물. 대구경실련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분권운동에도 앞장섰다. 그러다 지방정치를 개혁하자며 두번에 걸쳐 대구시의원을 지냈다. 지난 2016년 7월 제6대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의 원장으로 부임해 한국 안광학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오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근시가 찾아와서 안경을 착용해 왔으며, 지금은 노안이 같이 왔다고 한다. 그에게는 안경 없는 생활을 생각해 볼 수 없을 정도로 안경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평소 때는 근시안경을 착용하지만 책이나 신문을 볼 때는 돋보기를 착용한다. 그래서 손 닿는데마다 돋보기를 두다 보니까 지금은 10개의 돋보기 안경이 그가 가는 곳에 있다.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제공
    대구 안경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기술개발 및 판로개척 등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제공
    그에게서 대구의 안경산업, 나아가 한국 안경산업의 현황과 나아갈 방향을 들어본다.

    ―현재 국내산 안경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달라

    "한때 물량으로 보면 세계적 생산물량을 자랑했던 국내산 안경은 이제 유럽 명품과 저가 중국산 사이에 끼여 있는 '샌드위치 신세'다. 하지만 '품질'과 '트랜드' 측면에서는 한국 안경은 최대의 강점을 안고 있다. 한국 안경은 해외시장에서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특히 트랜드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그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제품은 잘 만드는데 디자인이나 자체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 안경이 품질이 좋고 유행을 잘 따르는 디자인이면서도 국제시장에서 제 값을 잘 못 받는 것은 브랜드파워가 약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우수한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 성장이 가능한 하나의 업체에 집중 지원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안경산업의 매출 성장도 이끌어 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대구는 국내 안경산업에서는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진흥원은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

    "대구는 국내 안경 생산물량의 85%, 수출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안경 업체 수나 종업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 진흥원이 지역 안경업체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데 집중해야 한다. 안경업체의 해외 수출 마케팅을 돕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에 못지 않게 해외의 복잡한 제품 승인을 받아내는 것이 지금 안경업체에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안경은 사람의 피부에 접하고 있는 물건이어서 전 세계가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마련해 두고 그 검사에 합격한 물건만 수입을 하도록 하고 있다. 나라별로 이 같은 기준에 맞추러면 복잡한 검사를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안경 관련 검사장비를 갖추는데 힘을 쏟아 최근 KOLAS(한국인정기구) 국제공인기구 인증을 받는 체제를 갖추었다."

    ―진흥원의 명칭이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이라고 돼 있지만 실제로는 대구 안경산업의 지원에 국한돼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우리 진흥원의 예산 95%는 대구시로부터 받는다. 그만큼 국비 지원이 적은 셈이다. 그래서 대구를 제외하고 디자인과 마케팅이 우수한 서울 등의 안경업체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경의 생산기지인 대구의 안경산업을 살리려면 디자인과 마케팅이 우수한 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상생할 수 있디. 그러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국비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구글 안경으로 대표되듯이 현재 안경은 첨단제품과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그래서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역량이 모자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안경렌즈에 스마트폰 기능을 결합하는 것은 대구의 산업역량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돈이 없어서 시도를 못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아직 세계표준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선점을 하면 거대한 시장을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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