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재·칠선계곡·서암정사… 계곡따라 봄의 온기 가득

    입력 : 2018.03.29 04:27

    [지리산] 경남 함양

    지난 24일 오후 경남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 서암정사. 이제 막 따스한 봄의 온기를 받기 시작한 지리산의 웅장한 바위 위에 걸터 앉은 사찰이다. 암반에 정교하게 조각된 불상(佛像)들은 절로 방문객의 감탄을 자아낸다.

    경남 함양군이 봄을 만끽하려는 상춘객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서암정사에서 출발한 함양의 '봄길'은 오도재, 칠선계곡 등으로 굽이굽이 이어진다. 상림(上林)과 '선비문화탐방로'도 빠뜨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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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암정사는 석굴과 사경(寫經)으로 이름이 나있다. /함양군 제공
    서암정사에 가려면 차를 타고 해발 773m의 구불구불한 도로인 오도재를 넘어야 한다.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에서 함양읍 구룡리로 이어지는 지방도로에 자리한 고갯길이다. 옛날 내륙 사람들이 남해 섬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하려면 지리산 장터목으로 가야했는데 이때 반드시 넘어야 했던 고개가 이곳이다. 변강쇠와 옹녀가 이 길로 지리산으로 갔다는 흥미로운 전설도 있다.

    오도재를 지나 도착한 서암정사에는 이곳의 자랑인 극락전 석굴법당이 있다. 극락전 내부 암벽에는 8m 높이의 거대한 아미타불상, 8보살, 10대 제자들이 새겨져 있다. 6·25전쟁 때 지리산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려고 큰스님 원응스님이 1989년부터 12년간 석굴법당을 만들었다. 서암정사는 위치상 지리산의 마지막 원시림(原始林) 칠선계곡의 입구에 해당한다. 칠선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로 이뤄진 7개의 폭포가 16㎞ 계곡을 따라 굽이쳐 흐른다. 설악산 천불동 계곡, 제주 탐라계곡과 함께 3대 계곡으로 꼽힌다. 올해 5~6월, 9~10월 탐방을 예약해야 산행할 수 있다.

    함양읍 상림(上林)의 숲은 요즘 연초록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 숲은 면적 47만여㎡에 100여 종, 2만 여 그루로 이뤄져 있다. 상림은 우리 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는 20여 곳의 숲 가운데 유일한 낙엽활엽수림 천연기념물로 1100여년 전 조성됐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으로 신라 말 함양태수였던 최치원이 홍수를 막기 위해 위천 주변에 둑을 쌓고 심었던 나무들이 퍼져 지금의 상림이 됐다고 전해진다.

    함양 하면 전통 보양식 재료, '옻순'을 빼놓을 수 없다. 함양군 마천면은 강원도 원주, 충북 옥천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옻 생산지로 꼽힌다. 옻순은 1년 동안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이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3일 정도로 정해져 있다. 기간이 조금만 지나도 잎이 억세져 먹지 못하고 독성이 강해져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차은탁 함양군 홍보계장은 "옻순은 어혈을 풀어주고 몸의 냉기를 없애며 항산화작용을 돕고 면역기능을 회복시키는 효능이 있어 봄의 별미로 인기가 많다"고 했다. 함양군 추성마을 34개 농가(면적 15.1㏊)가 생산하는 옻 부산물은 연간 2110㎏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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