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황금빛 내 인생' 이태성이 긴 호흡의 52부작 드라마를 무사히 끝낸 소감과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느꼈던 점 등을 밝혔다.
이태성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드라마가 안 끝난 것 같다. 53회가 곧 방송될 것 같은 기분이다. 촬영을 오래 해서 다들 공허하고 허무한 감정도 느끼는 것 같다. 실감이 안 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태성은 시청률 45%를 돌파하며 '국민 드라마'로 불린 KBS2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태 역을 맡았다. 지안의 오빠이자 흙수저 집안의 장남으로, N포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결혼과 연애를 포기하고 살았지만, 수아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으면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드라마 속 캐릭터가 대부분 해피엔딩을 맞은 것과 달리, 아버지 서태수(천호진 분)는 암으로 사망했다. 이에 이태성은 "사실 상상암 내용이 나왔을 때 '앞으로는 행복하게 잘 살겠구나' 싶었는데, 마지막 대본을 받았을 때 반전이었다. 정작 천호진 선생님은 캐릭터가 죽는다는 것에 대해 담담하게 받아들이셨다. 장례식 장면을 세트가 아닌 실제 병원 장례식장에서 찍었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촬영 자체도 힘들었고, 결국 촬영 감독님은 찍다가 우셨다"고 말했다.
'황금빛 내 인생' 종영을 앞두고 몸살 때문에 병원을 다닌 이태성은 생방송 촬영까지 겹치면서 고생을 겪었다. 그는 "드라마 끝나기 2주 전부터 몸살이 심했고, 매일 병원을 가서 주사를 맞았다. 여기에 생방 촬영으로 진행돼 거의 우는 마음으로 찍었다"고 얘기했다.
작품이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종방연 분위기는 좋았다. 배우들과 제작진은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마지막 회를 함께 시청하며 약 10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태성은 "집에서 혼자 볼 땐 주로 내가 나오는 장면과 연기에 집중해서 봤는데, 사람들과 다 같이 보니까 혼자 볼 때와 다르더라. 마지막 회 내용이 가슴 아프고, 슬픈 장면도 많았는데, 함께 보니까 감정을 다 드러내기 쑥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서지태 캐릭터를 떠나보낸 이태성은 시원섭섭한 마음과 아쉬움이 공존한다고 했다. 기존에 맡았던 역할과 달라서 연기 공부에 도움이 됐지만, 동시에 답답함도 느꼈다고.
그는 "기본적으로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서, 내 모습이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인간 이태성을 완전히 지우고 연기하려고 했다. 서지태는 꿈이나 희망, 비전 등이 없이 하루하루를 건조하게 살아간다. 그런 인물을 따라가면서 연기하니까 내 기분도 점점 그렇게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밝게 웃는 장면도 거의 없었고, 항상 그늘져 있는 표정, 위축된 걸음걸이가 계속됐다. 실제 성격과 정반대였고,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작품에서 나와 비슷한 캐릭터를 만난 적이 없고, 만나기도 힘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hsjssu@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