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 일과 후 외출·휴대전화 허용 검토

조선일보
  • 전현석 기자
    입력 2018.03.28 03:03

    국방부, 병영문화 개선 방안
    일부 부대 시범 적용… 연말 확정, 제설·제초 작업도 민간으로 대체
    軍 "복무기간도 단축되는 마당에 기강 해이해져 전투력 약화될 것"

    국방부가 병사들의 평일 일과 후 외출과 취침 전까지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올해 일부 부대에 이를 시범 적용하고 연말까지 전면 실시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27일 육군 제1군사령부를 방문해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 임무에 투입된 육·해·공군 장병을 격려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국방개혁 2.0' 병사 복지·병영문화 개선 방안을 설명했다.

    국방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육·해·공군, 해병대 일부 부대를 대상으로 평일 일과 후 병사 외출 제도를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는 주말에만 외출·외박이 허용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평일 저녁에도 병사들이 면회 온 부모나 친척, 친구들을 만나게 하고, 취업 준비 등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라고 했다.

    병사들에게 일과 후인 오후 6시부터 3시간 30분 동안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는 내달부터 일부 부대에서 시범 실시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또 병사와 사관후보생의 사생활을 보장해 주는 차원에서 일과 전후에 간부들의 생활관 출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일종의 '출퇴근 개념'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또 상급자가 개인 심부름 등 사적인 목적으로 장병에게 지시를 내리는 걸 금지하는 조항을 각군 병영생활 규정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장병들이 전투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청소, 잡초 제거, 제설 작업 등 사역 임무를 민간인력에게 맡길 예정이라고 한다. 내년부터 GOP(최전방 소초) 제초 작업에 민간인력을 투입해 2020년 이후 전군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이 같은 국방부 방침에 대해 각 군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방부대 관계자는 "외출이 평일까지 확대되면 그만큼 병사 관리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도입 취지와 달리 PC방이나 유흥업소에 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개인 휴대전화 사용의 경우 보안 문제를 걱정하는 간부가 많다고 한다. 부대 훈련 정보나 사진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복무 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육군 기준)로 단축되는 방안이 추진되는 마당에 기강마저 해이해지면 전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군 대비태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병사들이 평일에 외출하고 휴대전화를 마음대로 사용하게 되면 방위(상근 예비역)와 다를 게 뭐냐"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시범 적용 기간에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해 나가겠다"며 "평일 외출의 경우 사건·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통제·제한 구역에선 휴대전화 사용을 금하고, 보안에 위반되는 사진을 찍으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서약서도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에도 병사들이 부대에서 휴대전화를 몰래 쓰다 영창에 가는 경우가 꽤 된다"며 "무조건 막을 게 아니라 자율과 신뢰를 바탕으로 기강을 확립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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