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대교.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26일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역에 녹색 차체에 노란색 선이 들어간 21량 열차가 삼엄한 경비 속에 도착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찾았을 때 탔던 열차와 닮았다”고 전했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도 최근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역에 거대한 가림막이 설치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중국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대북 소식통은 “일주일 전쯤부터 단둥역에 철판 가림막을 설치해 압록강 다리를 넘어온 기차가 보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이때부터 그분(김정은)이 중국에 들렀다 러시아까지 간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오전과 오후 현지 중국 공안이 단둥역 부근에서 차단막을 펼치고 접는 훈련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오후 10시경에는 단둥역을 비롯해 압록강 철교 인근이 전면 봉쇄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밤 10시를 기해서 단둥역이 완전히 통제됐고 20~40분 간격으로 기차 두 대가 지나갔다”면서 “기차 머리가 향한 방향은 중국 선양(瀋陽)”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흘 전부터 북한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조중우의교(압록강 다리) 부근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경비가 삼엄하다고 전했다.

이어 “2011년 김정일이 탄 기차가 단둥역을 지날 때 북한군이 압록강 다리를 감시했는데, 그때처럼 압록강에서 계속 대기하고 있었다. 예전 김정일이 이곳(단둥)을 지날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011년 김정일이 7박 8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베이징에서 선양을 거쳐 단둥으로 들어와 북한 신의주로 향하는 경로로 귀국한 바 있다. 당시에도 단둥역은 철저히 봉쇄됐으며, 조중우의교 주변까지 중국 공안과 변방수비대가 배치돼 통행을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단둥의 한 주민은 “조선(북한)에서 고위 간부가 왔고, 지금 국경통제가 강화됐다”며 “25일 밤 10시부터 경계가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 북한 측 고위 간부가 누구인지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으나, 북한발 특별열차가 한밤 중 철통 같은 경계와 보안 속에서 들어온 점에 미뤄볼 때 최고위급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