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세, 가장 늦게 첫 아이 낳는 한국… 결혼 1년 늦을때마다 자녀 0.1명 줄어

조선일보
입력 2018.03.26 03:04

[아이가 행복입니다] [2018 신년기획] [제2부-1] 아이 안낳는 한국의 미래

초산 연령 OECD 국가 중 최고
20년새 결혼 연령 4.6년 늦어졌고 그 영향으로 출산율 0.5명 낮아져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 그래프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늦게 첫아이를 낳고, 평균 출산 연령 역시 가장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이들의 사회 진출 시기가 늦어지고 점차 결혼도 늦추면서 일어난 일이다. 또 결혼을 1년 늦추면 평생 낳는 자녀의 수 역시 약 0.1명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아이 늦게 낳는 나라

통계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작년 기준 평균 초산(初産) 연령은 31.6세로 OECD에서 가장 늦었다. 2015년 기준 OECD 국가에서 여성들은 평균 29세에 첫 자녀를 품에 안았다. 우리나라는 그보다 2년 이상 늦은 것이다.

평균 출산 연령 역시 32.6세로 OECD 국가들(30.3세)과 2년 정도 차이 났다. OECD에서 초산 연령이 31세, 평균 출산 연령이 32세를 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대체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보다 아이를 늦게 낳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사실상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늦게 본다는 얘기다.

지난 1995년 우리나라 여성이 평균적으로 자녀를 낳는 연령은 28세였다. OECD 국가들(28.3세)보다 오히려 빨랐다. 그러나 20년 사이에 4.4년 늦어졌다. 이 시기에 다른 나라도 대체로 출산 연령이 늦어지긴 했지만, 우리나라처럼 급속도로 변한 나라는 없다. 첫 아이를 보는 연령 역시 20년 사이에 4.9년 뒤로 밀리면서 OECD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늦춰졌다. 세계 최고의 노산(老産) 국가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초산 연령이 점차 늦어지는 건 결혼을 늦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혼외(婚外) 출산이 전체 출산 중 2% 미만이라, 결혼을 늦게 하면 노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초혼(初婚) 연령은 지난 1997년엔 20대 중반(26세)이었지만, 해마다 평균 0.2년씩 늦어지면서 작년에는 30대 초반(30.2세)이 됐다.

"결혼 1년 늦어지면 0.1명 덜 낳아"

만혼과 그에 따른 노산은 궁극적으로 평생 낳는 아이 수를 줄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늦게 아이를 낳으려 할수록 난임 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아이를 늦게 낳으면 부모가 은퇴할 시기에도 자녀가 대학에 다니는 등 부양 부담도 크다. 이 때문에 아이를 낳더라도 하나만 낳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여성정책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와 미래 경제사회 발전' 보고서에서 결혼 시기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의 결혼이 1년 더 늦어질수록 초산 연령 역시 0.5년 더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어 결혼하면 비교적 출산을 앞당기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결혼이 1년 늦어지면 자녀를 한 명이라도 낳을 확률은 8~9% 낮아졌다. 궁극적으로 결혼을 1년 늦추면 평생 낳는 자녀의 수(합계출산율) 역시 0.1명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년간 초혼 연령이 약 4.6년 늦어졌는데, 이 때문에 출산율이 0.5명 정도 낮아지는 결과가 생겼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출산율의 감소는 초혼 연령의 지속적인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출산율을 올리려면 혼인을 늦게 하는 원인을 파악해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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