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책 지금까지는 실패"라더니… '워라밸'만 강조할 뿐 답 못내

조선일보
입력 2018.03.26 03:04

[아이가 행복입니다] [2018 신년기획] [제2부-1] 아이 안낳는 한국의 미래
정부 '획기적 대책' 역설했지만 아동수당 등 생색내기 정책만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말 저출산 간담회를 주재하면서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은 실패했다.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은 지금"이라며 기존의 틀을 깬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서도 전 정부의 잘못만 탓할 뿐 여전히 보여주기식 정책, 실효성 떨어진 대책에서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아이가 있는 가정의 육아를 돕기 위해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오전 10시 출근을 보장하고 필요시 한 달간의 자녀 돌봄 휴가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데다 기업의 참여를 독려할 만한 유인도 없다. 현장에선 "이번 정부도 말로만 생색내려는 것이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오는 9월부터 시행하는 아동수당의 경우 "누가 10만원 받으려고 아이를 낳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같은 선진국에서는 한 달에 45만원 정도를 아동수당으로 지급해 아이가 둘만 돼도 월 소득이 100만원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작년까지 12년간 저출산 극복에 126조여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신생아 수가 40만명 밑으로 떨어지고, 합계 출산율은 사상 최저인 1.05명을 기록했다. 출산 선행 지표인 혼인 건수(26만4500건)가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저출산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은 "정부는 마법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얘기하지만 사실상 워라밸만 되뇔 뿐 정확히 어디에 개입해야 아이를 더 낳을지에 대한 뚜렷한 답을 갖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수당이나 유인책을) 주려면 비판을 무릅쓰고 확 줘야지 지금 수준으로는 (저출산 극복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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