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인 26일 수도권에 두 달여 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 현재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요건이 충족됐다. 이에 따라 내일인 26일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는 공공부문 차량 2부제,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공공 사업장·공사장 단축 운영 등이 시행된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은 수도권의 경우, ▲당일 오후 4시까지 서울, 경기, 인천 모두 초미세먼지 ‘나쁨’ 이상 ▲다음날 3시간 이상 ‘매우 나쁨’으로 예보될 때다. 비상저감조치 발령여부는 당일 오후 5시에 결정되고, 이튿날 오전 6시~오후 9시까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수도권 3개 시·도에 위치한 7650개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52만7000명은 차량 2부제를 의무적으로 적용받는다. 26일이 짝수날인 만큼 차량번호 끝 자리가 짝수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지난해 12월 30일 처음 시행됐다. 이후 올해 1월 15, 17∼18일에 시행됐다.

주말인 25일 전국의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혹은 ‘매우 나쁨’ 상태를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시간 실외활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서울시는 이번 비상저감조치 발령에 따라 서울시 공공기관 주차장 456개소 폐쇄, 대기배출시설 12개소, 공사장 151개소 조업 단축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 했던 대중교통 무료 이용은 시행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날에는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불가피한 외출 시에는 식약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전국 미세먼지 '공포'...내일 오후부터 차차 풀려
주말인 25일 전국적으로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미세먼지(PM10·지름 10㎛ 이하) 농도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106㎍/㎥으로 '나쁨', 초미세먼지(PM2.5·지름 2.5㎛ 이하) 농도는 85㎍/㎥로 '나쁨'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후 전국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는 ▲경기 ‘나쁨·나쁨’ 118(97)㎍/㎥ ▲인천 ‘나쁨·매우 나쁨’ 148(114)㎍/㎥ ▲부산 ‘보통·보통’ 61(34)㎍/㎥ ▲광주 ‘보통·나쁨’ 80(53)㎍/㎥ ▲대구 ‘좋음·보통’ 30(16)㎍/㎥ ▲제주 ‘보통·보통’ 79(47)㎍/㎥ 등이다.

환경부는 주말 미세먼지 대응 비상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전국 지자체에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장시간 실외활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는 81~150㎍/㎥일 때 ‘나쁨’, 151㎍/㎥ 이상일 때 ‘매우 나쁨’으로 분류된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51~100㎍/㎥일 때 ‘나쁨’, 101㎍/㎥이상일 때 ‘매우 나쁨’이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미세먼지 농도 ‘나쁨’이면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하는 수준, ‘매우 나쁨’이면 가급적 실내활동을 권하는 수준”이라며 “주말인 25일은 대기 정체로 국내 외 오염물질이 축적돼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해 공기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이날 오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쁨’상태를 보이다, 내일(26일) 오후부터 ‘보통’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날에는 실외활동을 최소화하면서 불가피한 외출 시 식약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꼭 착용하길 바란다”고 했다.


◇미세먼지 심할 날에도 환기는 필수
서울시 양천구에 거주하는 김모(35)씨는 미세먼지 소식이 들릴 때면 집 안의 모든 창문을 닫는다. 호흡기가 약한 신생아에 혹시 해(害)가 될까 싶어서다. 미세먼지 농도가 연속해서 '나쁨'상태가 되면, 공기가 맑아질 때까지 밀폐된 상태에서 수 일을 버티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극심하더라도 ‘환기(換氣)’는 필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현준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 사무관은 “미세먼지 걱정된다고 창문을 꼭 닫고 여러 날 열지 않으면 오히려 실내 공기 질이 나빠질 수 있다”며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한 다음 상대적으로 농도가 낮을 때 하루 3번, 30분 이상은 환기하는 게 좋다”고 했다.

실내식물은 미세먼지 개선에 효과가 있다. 기공(氣孔)을 통해 공기와 미세먼지를 함께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반 가정 집 기준으로 1평(3.3㎡)당 30cm~1m짜리 화분 1개를 두길 권한다. 6평짜리 거실에는 1m 이상의 식물 4개를 두면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볼 수 있다. 모든 식물이 어느 정도 미세먼지를 낮추지만, 전문가들은 특히 아이비, 보스톤 고사리, 벵갈고무나무 등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