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성남시청에 다시 걸린 새마을기

    입력 : 2018.03.22 03:03

    [이재명 前시장이 세월호 직후 내려… 시장 권한대행이 재게양]

    재게양 결정한 이재철 부시장 "새마을 정신 150여 국가에 확산… 새마을기 게양은 공공기관 책무"
    서울 강북구의회도 내걸어

    21일 경기도 성남시청광장 국기게양대에 새마을기(사진 맨 왼쪽 깃발)가 걸려있다.
    21일 경기도 성남시청광장 국기게양대에 새마을기(사진 맨 왼쪽 깃발)가 걸려있다. 성남시는 2014년 5월 내렸던 새마을기를 약 4년 만에 다시 게양했다. 성남시 측은“새마을기의 상징적 의미는 근면·자조·협동의 정신”이라며“공공기관의 당연한 책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청 광장에 약 4년 만에 새마을기(旗)가 다시 등장했다. 성남시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인 5월 1일부터 새마을기 대신 세월호기를 내걸었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새마을기를 내린 곳은 성남시가 유일했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세월호기는 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반도기를 잠시 달기까지 계속 걸렸었다.

    성남시는 그러나 지난 18일 다시 새마을기를 게양했다. 지금 성남시청 광장에는 태극기, 경기도기, 성남시기, 성남시의회기, 새마을기가 펄럭이고 있다. 성남시는 이재명 시장이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14일 사임해 이재철 부시장이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이재철 시장 권한대행은 "원칙과 시민 여론, 공직 내부의 여건을 모아 다시 새마을기를 올리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2014년 세월호기를 대신 게양할 때 새마을 단체에 양해를 구했고, 최근에는 성남시새마을회의 건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 권한대행은 "우리의 새마을 정신은 현재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150여 국가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 새마을기를 게양하는 것은 공공기관, 공직자로서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새마을기는 최순실 국정 농단과 촛불 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이어지는 정국에서 수난을 겪었다. 유신 잔재로 눈총을 받고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철거됐다. 광주시·시의회와 자치구는 작년 1~2월 새마을기를 모두 내렸다. 당시 '박근혜 퇴진 광주 시민운동본부'가 공문으로 철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적폐'로 지목돼 거론되며 민원과 항의에 시달렸다. 지난해 10월엔 서울 동대문구 장평교와 용두교에 있던 새마을 깃발 52개의 줄을 고의로 훼손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근대화를 이끈 새마을운동의 상징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온다. 전국적으로 새마을운동협의회 회원 208만명이 성실하게 펼쳐온 봉사 활동도 인정받고 있다.

    서울 강북구의회 청사에는 지난 12일 새마을기가 처음으로 게양됐다. 청사 앞 태극기·구의회기가 걸린 4개의 게양대 중 하나에 새마을기를 걸었다. 강북구새마을회가 지난해 5월 게양을 요청해 10개월 만에 성사됐다. 박문수 구의회 의장은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새마을기를 게양하지 않거나 고루한 정치적 산물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간의 새마을운동의 순수한 봉사 정신은 오늘을 있게 한 가치 있는 역사라는 사실까지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 25개구 구의회 청사에서 새마을기를 게양한 곳은 종로·광진·동대문 등 8곳이다.

    새마을 깃발 설치 권한은 기초자치단체에 있다. 서울 63곳에 882개가 설치돼 있다(2017년 12월 기준). 정성헌(72) 새마을운동 회장은 "개발도상국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우려고 우리나라를 찾아오는데 우리가 정작 이 운동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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