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이 미덕… 아프리칸 스타일에 빠지다

조선일보
  • 표태준 기자
    입력 2018.03.16 03:04

    체면 버리고 원초적 춤추는 2030
    큰 춤·추임새로 스트레스 날려

    체면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아프리카 춤을 출 수 없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댄스 스튜디오. 아프리카 전통 악기 고니와 젬베 소리에 맞춰 13명의 수강생이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팔과 다리를 한껏 웅크렸다가 순식간에 내뻗는 게 아프리카 춤의 특징. 연주가 절정에 달하자 수강생들이 원을 그리며 춤을 추더니 각종 추임새를 시원하게 내질렀다. 아프리카 춤 모임 '쿨레칸'을 운영하는 부르키나파소 출신 엠마누엘 사누(38)씨는 "평범한 일상의 몸짓을 춤으로 표현하는 게 아프리카 춤의 매력"이라며 "다섯 살짜리 아이부터 대통령까지 춤추며 얘기하는 아프리칸 스타일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춤을 배우러 오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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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마누엘 사누(왼쪽)씨가 수강생들에게 아프리카 춤을 가르치고 있다. 수강생이 춤 동작을 틀리거나 흥에 겨워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주완중 기자
    아프리카 문화를 즐기는 20~30대가 늘고 있다. 감정을 숨기거나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원초적으로 드러내는 아프리칸 스타일에 열광한다. 아프리카 춤을 배우려고 매주 충북 청주에서 온다는 직장인 이종현(30)씨는 "다른 사람 눈치 보는 한국 문화와 달리 솔직함을 미덕으로 여기며 매사를 긍정하는 아프리카 문화에 빠졌다"며 "사회생활을 하며 몸에 익은 체면을 던지고 아프리카 춤을 추며 웃고 소리 지르다 보면 개운하다"고 했다.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 1500명이 모여 사는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는 아프리칸 스타일의 '성지'로 통한다. 이곳에서는 꼬불꼬불한 아프로 스타일 파마를 하고, 플랜테인이나 칙피 같은 아프리카 음식을 즐긴다. 최근 30대 주부들 사이에선 아프리카 미술전이 주목받고 있다. 아프리카 현대미술 '팅가팅가'처럼 주제를 극대화하며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한 그림이 아이들과 보기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다.

    아프리카 문화는 국내 거주 아프리카인이 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2013년 아프리카에서 입국한 외국인 수는 3만7255명에서 2016년 5만8802명으로 크게 늘었다. 장용구 한국외대 아프리카학부 교수는 "유럽과 라틴아메리카의 문화가 섞인 서아프리카 문화를 세련되고 쿨한 것으로 여기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다른 아프리카 지역에 대해서는 아직 가난하거나 살기 어렵다는 잘못된 편견이 남아 있는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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