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폼페이오…"외교해결 안되면 대북 공격 가능성 커져"

입력 2018.03.14 15:36 | 수정 2018.03.14 15:42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해임되고, 그의 후임으로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마이클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명되면서 한반도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지난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축출을 시사하는 강력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달 대북 선제타격 또는 ‘코피 전략’이 불거졌을 때도 이를 옹호하던 관료 중 하나다.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의중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측근 인사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판단으로 폼페이오 국장을 지명한 것이라고 주요 외신은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 시각) “대북 대화파인 틸러슨 장관과 강경파로 꼽혀온 폼페이오 국장의 성향을 비교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이탈리아계 이민자 후손으로 1963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미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육군 장교로 복무했다. 이후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한 뒤 2010년 캔자스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4선을 기록했다./블룸버그
◇ “폼페이오, 트럼프 마음 꿰뚫는 협상가”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폼페이오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호흡을 이뤄 대북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브라함 덴마크 전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폼페이오 국장이 국무장관으로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고, 대통령이 그의 위상을 적절히 뒷받침해 준다면 틸러슨 국무장관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협상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견해가 일치하는 폼페이오 국장이 협상에 나선다면, 더 안심하고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측 차석대표도 “폼페이오 국장을 차기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아주 뛰어난 선택”이라며 “미국과 국제 안보 문제에 정통한 능력 있는 고위 관리”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니얼 러셀 아시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북한 체제는 정보기관 수장인 중앙정보국 국장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폼페이오 국장이 대북 협상에서 틸러슨 장관보다 우위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강경파’ 폼페이오, 대북 선제 공격 가능성 키워

그러나 북한과 대화하는 입장을 견지해온 틸러슨 장관의 해임으로 미국의 대북 선제 공격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대북 선제 공격에 반대해온 틸러슨 장관과 달리 폼페이오 국장은 허버트 맥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찬가지로 군사적 공격을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이 안될 경우 결국 전쟁을 옹호하는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정현 한국석좌도 조셉 윤 국무부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사임한 상황에서 대화파로 알려진 틸러슨 장관이 해임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최대 압박과 관여 정책 중에서 ‘관여’ 부분이 더욱 약해진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 폼페이오, 김정은 정권 교체론 발언한 바 있어

폼페이오 지명자는 북한 김정은의 정권 교체론까지 거론할 정도로 북한 체제에 대해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하원의원 시절인 2016년 전자·방사선 등으로 북한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CIA 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그는 “북한의 미 본토 공격 능력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발언하곤 했다.

지난해 5월 비공개로 방한한 폼페이오 지명자는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북한으로부터 포격당한 바 있는 연평도를 찾았다. 이어 CIA 내에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위협 전담 ‘코리아 임무 센터’를 창설해 북한 문제 해결 의지도 드러냈다.

두달 뒤 한 포럼에 참석한 그는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 위원장이 없어지길 원할 것”이라며 “미국은 김정은 정권을 축출할 수 있을뿐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김 위원장을 ‘이성적인 인물’로 본다”며 “그가 치밀한 계산 아래 미국을 위협하고 이로써 원하는 바를 추구할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단순한 정권 보호 차원 외에 자기의 권력 아래 한반도 통일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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