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헌 논의 또 결렬…'대통령 개헌안 발의→국회 폐기' 수순 갈 듯

입력 2018.03.14 15:07 | 수정 2018.03.14 15:26

여야(與野) 3당 원내대표는 14일 개헌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성과 없이 합의가 결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1일 개헌안을 발의하겠다고 가운데, 국회에서는 개헌과 관련한 논의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에서는 사실상 합의된 개헌안이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대통령이 개헌안을 확정해 발의권을 행사하고, 국회가 이를 부결시키는 수순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공개로 회동을 갖고 개헌과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한 국정조사 실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전날(13일)에도 만나 개헌 문제 등을 협의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야 원내대표들의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들릴 정도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실에서 개헌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가졌다. /뉴시스
우원식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된 것도, 안 된 것도 없다. 협상을 더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당이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쳇바퀴 돌 듯 어제 한 얘기를 (또) 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3당 원내대표와 헌법개정특위 간사 등이 만나는 협의 기구를 구성해 개헌안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개헌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GM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데 민주당이 동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협상 테이블에는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특별감찰관법, 방송법 등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민헌법자문특위에서 개헌 자문안을 보고받으면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자문안을 토대로 21일 대통령 개헌안을 확정해 발의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렇듯 ‘행동’에 나섰지만, 여야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에서 개헌을 전혀 논의하려 하지 않는다”며 “개헌 주도권은 이미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넘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21일 개헌안을 발의할 경우 국회는 5월19일까지 표결을 해야 한다. 헌법은 개헌안이 발의되면 60일 이내에 국회 의결토록 돼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대통령 개헌안 발의→국회 폐기’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개헌을 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야당이 대통령 발의 개헌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여당 의석수가 121석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116석으로 독자 저지도 가능하다.
어찌됐든 5월 들어 대통령 개헌안을 두고 여야간 공방과 힘겨루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당 관계자는 “여당이 야당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극적으로 여야 타협안이 나올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며 “국회에서 1년 가까이 개헌을 준비해 왔지만 여야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다. 연내 개헌은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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