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1844일만에 1001호실에서 300억 혐의로...MB수사의 숫자들

입력 2018.03.14 12:02 | 수정 2018.03.14 15:26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되고 난 지 150일 만이다. 퇴임일 기준으로는 1844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이 전 대통령은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며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전직 대통령 검찰 조사)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B, 역대 대통령 5번째로 檢 수사

이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5번째로 검찰 수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다. 앞서 노태우(86)· 전두환(87)·고(故)노무현·박근혜(66)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피의자 신분이 됐다.

1995년 11월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벌로부터 2838억원대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검찰청에 소환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검찰에 불려간 대통령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혐의 등이었다. 전 전 대통령은 수사에 반발해 검찰 소환 직전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긴급체포돼 결국 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후원자 박연차(73)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로 받은 혐의로 2009년 4월 대검찰청 포토라인에 섰다. 노 전 대통령은 김해 봉하마을에서 서울 서초구까지 버스를 이용해서 출석했다. 그러나 그해 5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수사는 결론없이 종결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62)씨에 각종 혜택을 줬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3월 탄핵당했고, 뒤이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됐다.

◇또 대통령 맞은 檢 ‘1001호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1001호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청사 10층에 자리한 특별 조사실이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도 바로 이곳에서 조사를 받았다. 검찰 내부에선 '전직 대통령 조사실'로 통한다. 숫자 '1001'은 국가원수를 상징해 대통령 차량번호 등으로 쓰인다.
이 전 대통령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송경호(48·29기) 부장검사와 신봉수 (48·29기)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가 맡는다. 특수2부장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유용 의혹과 뇌물수수 혐의 전반을 살핀다. 첨단범죄1부장은 다스 비자금과 실소유주 의혹, 투자금 반환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이번에는 조사 전 과정이 녹화된다. 검찰 관계자는 "투명한 조사를 위해 영상 녹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 전 대통령 측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혐의 20개·뇌물 100억원·비자금 300억원
이 전 대통령이 소명 해야 할 혐의는 20여 건에 달한다.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뇌물) ▲다스의 BBK투자금 회수 과정에 LA총영사관 등 국가기관을 동원했다는 의혹(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정원에서 받은 자금으로 18ㆍ19대 총선 때 청와대가 불법 여론조사를 하는데 개입한 의혹(공직선거법 위반) ▲전국에 상당한 차명재산을 갖고 있다는 의혹(부동산실명법 위반) ▲청와대 문건 관련 유출 의혹(대통령기록물관리법) 등이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 가운데 형량이 무거운 ‘뇌물 수수’와 관련해서는 최근까지도 새로운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과 삼성 등 민간기업으로부터 약 110억여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가 300억원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소유주 의심을 받고 있다. 다스 설립 때부터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은 "이 전 대통령 지시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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