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퇴임 1844일 만에 피의자로 소환...자택에서 검찰까지

입력 2018.03.14 09:07 | 수정 2018.03.14 11:12

14일 오전 9시14분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논현동 사저 차고 문이 열렸다. 검은색 제네시스 세단 차량 2대가 앞서 차고를 빠져 나오고 SUV 차량 2대가 뒤따랐다. 차량이 나오는 순간 사저 출입구 왼쪽 담벼락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던 민중민주당원 강모(여·20)씨가 “이명박을 구속하고 비리재단 환수하라!”고 반복해 외쳤다. 차량 4대가 이 지나가는 동안 경찰 경비요원들이 강씨를 제지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 그리고 110억원이 넘는 뇌물과 350억 원에 이르는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해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 혐의가 20여 개에 달하는 만큼 이날 오후 늦은 시간까지 장시간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1844일 만에 검찰 조사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5번째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됐다. 검찰 소환 당일인 14일 오전 8시 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이 취재진과 경비병력으로 북적이고 있다. /김명진 기자

◇새벽 6시에 불 켜진 MB사저… 취재진·경호인력으로 북적
검찰 소환을 앞둔 이날 새벽부터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 논현동 사저 근처에는 경찰 5개 중대 400여명이 길목마다 배치됐다. 취재진도 100여명이 몰렸다. 이날 오전 6시, 이 전 대통령 사저에 불이 켜졌다. 오전 6시30분쯤 이 전 대통령 경호 인력이 자택 밖으로 나와 현장을 정리하며 검찰 출석에 대비했다.

오전 7시30분쯤에는 이 전 대통령 측근인 김영우(51) 자유한국당 의원이 나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이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며 “이 자리에서 정치 보복에 대한 이야기를 드린다는 것이 바위에 달걀치기”고 말하고 사저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오전 7시 45분부터는 권성동(57)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대식(56) 여의도연구원 원장, 맹형규(71) 전 안전행정부 장관, 류우익(68)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효재(65)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동관(60)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줄이어 사저를 방문했다.


검찰 소환 당일인 14일 오전 8시 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빠져 나오고 있다./김명진 기자

오전 8시 30분쯤엔 사저 상공 위로 헬기 한 대가 굉음을 내며 비행하기도 했다.
사저 왼편에는 168일째 1인시위를 이어오고 있는 민중민주당원(구 환수복지당)인 여성 1명이 '이명박 구속!' '4자방 비리재산 환수!'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섰다. 자택 북쪽에도 '감방 가기 딱 좋은 날' '가훈이 정직-이명박 감방 가즈아(가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시위자 4명이 자리를 잡았다. 한 시위자는 '가훈이 정직~' 플래카드는 거꾸로 들며 “이명박 가훈이 정직이라는 것을 비꼬는 퍼포먼스”라고 말했다.

◇오전 9시 10분 MB,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으로 자택 나서



이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고속터미널 →교대역 →서초역을 거쳤다. 경호차량 2대, 순찰차 4대, 경찰 오토바이 10대가 호위했다. 방송사 헬기, 언론사 차량 10여대가 이 전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붙었다.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논현동 자택을 떠난 지 8분 만에 서울중앙지검에 다다랐다.

◇ “참담하다” 오전 9시 22분 검찰 포토라인에 선 MB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시위대 10여명은 이 전 대통령 차량 행렬이 보이자 “희대의 사기꾼 이명박을 구속하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살려내라” “이명박을 감옥으로”라고 외쳤다. 확성기를 들고 나타난 개그우먼 강유미(35)씨도 “다스는 누구 겁니까”, “이 모든 게 보복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고 고함을 질렀다. 다른 한 편에선 “정치보복 중단하라”, “문재인을 탄핵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검찰 주변에는 돌발 상황을 대비해 경찰 8개 중대 640여명이 배치됐다.

시민 정모(77)씨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했으면 좋겠다”면서도 “대통령했던 사람마다 검찰에 다 불러들이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고성민 기자


오전 9시 22분, 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참담하다.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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