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선언'대로 서해평화협력지대 만들면… NLL은 끝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8.03.14 03:10

    [한반도 '격동의 봄']

    당시 논의한 공동어로구역은 NLL 남북 등거리선보다 훨씬 남쪽
    해상 경계선 무너져 안보에 구멍

    한반도 평화체제 등 거시적 주제를 다룰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는 2007년 10·4 선언의 구체적 이행 문제가 남북 간 현안으로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핵심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공동어로구역 설치 문제를 놓고 'NLL(북방한계선) 포기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은 10·4 선언을 통해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해주 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한다"고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책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NLL 상에 남북 등거리 또는 등면적으로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것은 NLL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했다. NLL과 서해평화지대의 양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당시 논의한 공동어로구역은 NLL 남북 등거리선보다 훨씬 남쪽이다. 국정원이 2013년 6월 공개한 정상회담 대화록에 따르면, 김정일은 "우리가 주장하는 군사경계선(해상 분계선), 또 남측이 주장하는 북방한계선(NLL), 이것 사이에 있는 수역을 공동어로구역, 아니면 평화수역으로 설정하면 어떻겠는가"라고 했고, 노 전 대통령은 "똑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북의 '해상 분계선'은 NLL보다 훨씬 남쪽에 그어져 있다. 따라서 공동어로구역을 NLL 남쪽에 설정하자는 것이다. 그 면적은 대략 충청남도 크기(약 8000㎢)다. 이는 등거리·등면적 원칙과 배치될 뿐 아니라 '실질적 해상 경계선'인 NLL도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공동어로구역이 그어지는 순간 NLL은 무력화되고 서해 5도는 비무장지대 내 GP(최전방 소초) 같은 위험한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했다. NLL과 서해평화지대는 양립하기 어렵단 얘기다.

    실적으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공동어로구역 문제는 북한이 NLL을 인정하기 전엔 결론이 나기 어렵다.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선을 어디로 잡느냐도 핵심적 문제다.

    문상균 전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NLL이 기준선이지만 북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NLL이 기준선이 되지 못한 공동어로구역은 NLL 포기이기 때문에 우리 군이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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