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라인 꿰고있는 매파 앉혀… 트럼프식 '和戰 전술'

입력 2018.03.14 03:09

[한반도 '격동의 봄'] 폼페이오 국무 전격등용 왜?

폼페이오는 대북 선제공격 강경파
김정은과 대화 최선 다하겠지만 실패땐 군사옵션 가능하단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13일(현지 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신임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트럼프식 대북 협상'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물밑에서 비밀리에 미·북 접촉을 조율해온 폼페이오를 수면 위로 전격 등장시켜 미·북 대화를 이끌 총괄 책임을 맡긴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유약하다'는 불만이 있었다. 이에 비해 폼페이오는 대화를 하더라도 트럼프 스타일의 '힘으로 압박하는 대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코리아 센터' 통해 남북대화 파악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우리 대북 특사단이 전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사' 등을 본 뒤 "거짓된 희망일지 모르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으로든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트위터에 썼다. 우선은 김정은과의 대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만약 대북 대화가 실패할 경우 군사옵션을 동원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13일(현지 시각) 신임 미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13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대북 강경파’인 폼페이오 국장을 국무장관으로 내정했다.
13일(현지 시각) 신임 미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13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대북 강경파’인 폼페이오 국장을 국무장관으로 내정했다. /AFP 연합뉴스

폼페이오 국장은 미·북 회담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진행해왔다. 우리 대북 특별사절단이 확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의사를 가장 먼저 전달받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 원장의 방미(訪美) 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귀띔한 것도 폼페이오 국장이 이끄는 CIA 라인이었다.

폼페이오 국장은 작년 5월에는 CIA의 북한 전담 조직인 '코리아 임무 센터(KMC)'의 창설을 주도했다. KMC는 김정은 정권을 흔들 수 있는 스파이 조직이면서, 동시에 남북 대화 상황도 꿰뚫고 있다. CIA는 KMC를 통해 우리 국정원과 북한 통전부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우리 국정원도 남북 대화를 미·북 대화로 연결하기 위한 창구로 CIA를 활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가 맞지 않는 틸러슨 국무장관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시로 대면 보고를 받는 폼페이오 국장을 택한 셈이다. 서 원장은 지난 1월 말 극비리에 폼페이오 국장과 소통했다. KMC 책임자인 앤드루 김(한국명 김성현) 부국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로 한국에 온 맹경일 통전부 부부장과 직접 접촉해서 미·북 대화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박 유지한 대북 협상'한다는 의미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과의 협상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는 미 의회와 행정부 내 대북 강경론자들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백악관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 시각) 유엔 안보리에서 '건전한 의심(healthy skepticism)'을 강조하며, 대화를 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제재·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국장은 이런 맥매스터 보좌관과도 궤적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이다.

◇미 육사 졸업한 공화당 4선 출신

폼페이오 국장은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으로 복무하다, 하버드대 법대에 진학해 1994년 졸업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4선의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냈고,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CIA 국장으로 발탁됐다. 2015년 하원의원 시절 버락 오바마 정부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을 '벵가지 사태' 조사청문회에서 사납게 몰아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폼페이오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너서클에서도 가장 강경한 대북정책을 주장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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