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농산물 유통 때도 포장일자 표시하자

조선일보
  • 허환 경기동부과수농협 상무
    입력 2018.03.14 03:07

    허환 경기동부과수농협 상무
    허환 경기동부과수농협 상무

    작년에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온 나라가 먹거리 걱정을 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달걀 표면에 산란 일자를 표시하는 정책을 시행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산란 일자 표시는 소비자가 신선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먹거리에는 농·축·수산물과 이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이 있다. 가공식품은 법으로 유통기한을 표시하게 되어 있다. 기한이 지나면 팔 수 없고, 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저렴한 가격에 판매돼 소비가 적절히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농산물들은 산지 포장 일자가 표시되지 않은 채 유통되고 있다. 포장 일자는 제품의 신선도를 가늠하는 척도이니,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누락시킨 채 유통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산지 출하 농산물은 대부분 운송과 분산 등 물류 효율성을 위해 비교적 대량인 10~20㎏ 단위로 포장된다. 그러나 근래 들어 나 홀로 및 핵가족 세대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소포장(1~5㎏) 농산물이 산지로부터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법적으로 농산물 포장재에는 생산자, 산지, 중량, 품위 등급 등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최초 포장 일자 등은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과거에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면서 자주 중량이 변하니 대응하기 어려워 제도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라도 포장 일자 표시는 반드시 도입해야 할 제도라고 생각한다.

    생산자는 포장 일자를 표시해 출하하고, 만일 유통 과정상 소단위 분포장이 이루어졌다면 그 일자를 포장재에 표시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물론 유통 중간 단계에서 소포장 일자를 표시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정확한 구매 정보를 통해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고, 농업인이 정성껏 생산해 출하했는데도 유통상 문제로 만에 하나 상한 농산물이 판매되는 문제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또 농업인들은 보다 세밀한 출하 전략을 세워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자신 있게 내놓음으로써 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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