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非行 청소년 보듬어줄 '재능 기부' 절실

조선일보
  • 박상기 법무부 장관
    입력 2018.03.14 03:13

    전국 10개 소년원 정원 초과 상태… 의사협회, 부족한 의료 지원키로
    종교 단체 참여하면 선도효과 커져, 청소년 敎化에 전문가 참여 확대를

    박상기 법무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10여 년 전, 보이스피싱을 주도하여 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 김석동(17세·가명)이 소년원에 들어왔다. 그는 1년 6개월의 재소 기간 중 소년원 교사의 애정 어린 인성 교육과 직업 훈련을 받고 바른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출원 후 보이스피싱 관련 금융 범죄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청소년에게는 처벌(處罰)보다 교화(敎化)를 통해 올바른 사회인으로 자라나도록 돕는 게 훨씬 중요하다.

    범죄를 예방하고 청소년들을 선도(善導)하는 것은 물론 법무부의 역할이다. 그러나 민간의 도움을 받을 경우 그 효과가 배가(倍加)될 수 있다.

    올해 2월 법무부는 배우 정웅인·정경호씨를 '명예교도관'으로 위촉했다. 두 배우는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 생활'에서 교도관 역을 맡아 수용자들의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위해 교도관들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이들은 앞으로 첫 민간 교도관으로서 교정(矯正) 행정과 관련한 여러 활동을 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퇴직 교사와 전문상담사 등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많은 민간 자원봉사자 684명을 '명예보호관찰관'으로 모셨다. 이들은 900여 명의 보호관찰 대상 청소년과 결연(멘토-멘티)을 맺고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법무부는 앞으로 서로 1대1 결연(結緣)이 가능한 수준으로 명예보호관찰관을 확대하고자 한다.

    '범죄 예방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이러한 형사(刑事) 정책은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할 때에 효율적이고 예방적 효과도 크다. 연령이 어린 만큼 교육 효과가 높고, 반대로 방치할 경우 지속적인 범행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호 대상 청소년은 가정에서 버림받고 사회로부터 소외되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만큼 이들에게는 따뜻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명예보호관찰관이나 명예교도관 제도는 비행(非行) 청소년과 범죄자를 교화하는 데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높일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달부터 민영(民營) 소년원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민영 소년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업인데 민간단체가 소년원을 세우고 운영하며, 정부는 일부 운영비만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현재 전국 10개 소년원의 정원은 총 1250명인데, 실제 수용인원은 1713명으로 과밀(過密) 수용 상태다. 민영 소년원은 이런 과밀 수용을 완화하고, 민간의 자율과 창의성에 기반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비행 청소년에 대한 선도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몇몇 종교단체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일반 교도소 출소자의 24.7%가 3년 이내 재(再)복역하는 데 반해, 민영 교정 시설인 소망교도소의 경우 출소자의 12.6%만이 3년 이내에 재복역한 통계 자료를 보면 '민영 소년원' 도입의 기대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법무부는 또 소년원의 열악한 의료 수준을 보완하기 위하여 의료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올 2월 대한의사협회와 협약을 맺어 전국 10개 소년원에 내과·안과·치과 전문의 등으로 이뤄진 민간 의료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하였다. 소년원당(當) 의사 1명, 간호사 1명에 불과한 열악한 상황에서, 의료인들의 활발한 참여는 민간이 동참하는 형사정책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다.

    성공적인 형사정책은 정부의 역할만으로 가능하지 않고 완전할 수도 없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조성하는 일에 정부와 민간이 함께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나눌수록 행복지수가 높아진다고 한다. 은퇴한 50대 후반~60대 이상 중장년층이 재능 기부 차원에서라도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이 분야에 많이 참여하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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