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사람 신상 턴 '정봉주 지지자'…고소 당하자 일제히 게시물 삭제

입력 2018.03.13 17:09 | 수정 2018.03.13 17:18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여성이 누구인지 밝히겠다면서 ‘신상털이’에 나선 지지자들이 일제히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정 전 의원 지지자 모임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이하 미권스)' 회원 등에게 성추행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S씨가 법적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권스 회원 등은 사건과 무관한 제3자를 ‘성추행 피해 폭로 여성’으로 지목한 뒤 인터넷 공간에서 집단 린치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본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경찰에 따르면 피소(被訴)된 ‘정봉주 지지자’ 등 60여 명은 엉뚱한 사람을 ‘성추행 폭로자’로 지목한 다음, S씨의 신상정보를 인터넷 공간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S씨의 소셜미디어(SNS)에서 사진을 내려 받은 뒤, 이것을 돌려보면서 “확실히 코(성형)하면 예쁘겠네” “성적으로 너무 문란한 기자인가?” 등의 비하 발언을 하는 식이다.

S씨의 고소 사실이 지난 12일 조선닷컴 보도로 알려지자, 미권스 일부 회원들은 문제가 될 만한 게시물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문제 글이 있다면 삭제해야 한다” “신상털이 하신 분들은 간단한 사과의 글을 남기면 법적 대응할 때 도움이 된다”는 조언했다. 반면 “고소당하면 오히려 자랑거리다” “S씨를 특정 짓지 않아서 문제가 없을 것” “(걸리면) 콩밥 먹으면 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앞서 S씨는 온라인 공간에 남긴 신상털이 증거를 캡처해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소인들이 이제 와서 게시물을 삭제하더라도 증거물 대부분은 수사기관으로 이미 넘어왔다”고 말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온라인 명예훼손과 인격살인을 특정해 처벌할 법률이 마련되지 않아 유포자들이 죄를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처벌 기준을 강화해 루머 확대 재생산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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