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스크 억제 중국 조직개편...보험⋅은행 감독기구 통합

입력 2018.03.13 13:56 | 수정 2018.03.13 17:23

국무원 조직 개편안 13일 공개...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신설, 인민은행 권한 강화
사각지대 활개 금융지주사 감독 강화...장⋅차관급 15개 축소...17일 표결 통과 확실


지난 5일 개막한 13기 전인대 1차회의. 전인대는 13일 정부 조직개편 초안을 발표했다. 17일 표결할 예정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중국의 행정을 맡는 국무원이 오는 1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서 장⋅차관급기구 15개를 줄이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감찰부와 국가예방부패국이 신설 국가감찰위원회로 흡수되고, 은행과 보험감독기구가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로 통합되는 게 핵심이다.

왕용(王勇) 국무위원은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인대 1차회의 4차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무원 기구개혁방안을 소개했다. 이 방안은 17일 전인대 표결을 통해 확정된다. 이 방안 역시 지난 11일 표결돼 시행에 들어간 헌법 개정안처럼 당 중앙위원회가 제안한 것을 기초로 했다.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는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차 전체회의(19기 3중전회)를 열고 ‘당과 국가기구 개혁심화에 관한 결정’ ‘당과 국가기구 개혁 심화 방안’ 등을 통과시켰고, 후자의 일부 내용을 13기 전인대 심의에 제출했다. 당과 국가기구 개혁 심화에 관한 결정문은 전인대 개막 전날인 4일 공개됐다.

왕용 국무위원은 자원배분에서 시장의 결정적 역할을 가로막는 제약을 확실히 제거하고, 정부 역할을 더 잘 발휘해서 고질량 발전을 하고 현대화 경제체제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 사각지대 이용한 금융지주회사 감독 강화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와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위)를 통합하는 것은 금융업태는 영역을 초월하면서 융합된 모습으로 발전하는데 감독기구는 분리돼 감독의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양웨이민(楊偉民)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3년간 돌파해야할 3대 난관중 하나가 중대리스크 예방과 해소이고, 특히 금융리스크가 핵심이라며 지난해 금융안정발전위원회를 설립한 건 업종을 넘나들며 감독의 헛점을 이용하는 금융지주회사 같은 기업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업종별 감독기구의 감독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당국은 하지만 감독기구를 조율하는 위원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보험과 은행감독기구를 합치기로 했다. 최근 경영권 박탈을 당한 안방(安邦)보험이나 계열 보험사를 통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하다 철퇴를 맞은 바오넝(寶能)그룹 같은 사례가 재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안방보험의 창업자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은 불법 자금모집 혐의 등으로 상하이 법원에 기소됐고, 야오전화(姚振華) 바오넝 회장은 작년 2월 보험업 10년 금지명령을 받았다.

지난해 샹쥔보(項俊波) 보감위 주석이 부패혐의로 낙마한 것도 보험감독기구가 통합되는 빌미를 제공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설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43조 달러에 이르는 중국의 은행과 보험산업을 관리하고, 직접 관리하는 그림자금융 자산만도 7조 6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추정했다.

통합 감독기구의 주석은 현재 은감위 주석을 맡고 있는 궈수칭(郭樹淸)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궈수칭은 지난 9일 전인대에서 소비와 부동산 및 투자를 위한 가계부채 급증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은감위와 보감위가 갖고 있던 주요 법률 법규초안 및 감독 기본제도 제정 업무는 인민은행에 넘기기로 했다. 인민은행의 정책 기능이 크게 강화되는 것이다.

시진핑의 경제책사인 류허(劉鶴)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부총리에 오르면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주임과 인민은행 총재를 겸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류허와 궈수칭으로 이어지는 금융감독라인이 중국 금융리스크 억제를 총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2기 부총리와 각 부처 수장은 19일 전인대에서 선출한다.

◇슈퍼 감찰기구 탄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정 조직개편을 통해 당의 지도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베이징=공동취재단
헌법개정을 통해 설립 근거를 마련한 국가감찰위원회는 이날 기구개편안을 통해 감찰부와 국가예방부패국을 흡수하는 형태로 신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1기 반부패를 주도했던 당 기율검사위원회가 당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당원인 공무원과 국유기업과 공공기관 종사자까지 반부패 그물망에 포함시키기 위해 국가감찰위원회를 설립키로 했다.

헌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은 임기가 전인대 회기(5년)와 같고 2연임을 초과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시 주석은 작년 10월 19차 당 대회 보고에서 당기율검사위원회와 감찰위원회가 한 사무실에서 한 기구처럼 활동하되 이름은 별도로 유지하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새 감찰위 주임은 당 기율위 서기인 자오러지(趙樂際) 상무위원이 유력하다. 감찰위 주임은 총리와 함께 18일 전인대에서 선출된다. 총리는 현행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재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인대 회의에선 리젠궈(李建國)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감찰법 초안을 설명했다. 작년 10월 19차 당 대회에서 제정하기로 확정한 감찰법은 국가감찰위원회의 권한과 조사 범위 및 절차등을 규정한다. 중국은 전면적인 반부패 작업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서방이나 중화권 매체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견제세력 억압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친환경 중시...환경 단속 강화 예고

이번 개편안은 또 국토자원부와 국가해양국, 국가지리신식부가 자연자원부로 통합되고 자연자원부에는 주방 및 도농건설부, 수리부, 농업부, 국가임업국의 일부 관리 기능이 통합돼 권한이 강화된다. 환경보호부가 사라지면서 만들어지는 생태환경부는 국토자원부, 수리부 등의 일부 기능을 맡게 돼 환경단속 폭풍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봉황망(鳳凰網)은 "생태환경부와 자연자원부 신설은 아름다운 중국을 위해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작년 10월 19차 당대회 보고에서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발전시켜 21세기 중엽(2050년)까지 부강하고, 민주적이고, 문명적이고,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중국 최고 지도자가 제시한 슬로건에서 아름다움(美麗)이 추가됐다. 환경보호를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생태문명 체제 개혁을 가속화해 아름다운 중국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번 부처 개편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와함께 문화부와 국가여유국을 합쳐 문화여유부가 만들어진다. 왕용 국무위원은 중국 문화의 소프트파워를 키우기 위해 관광과 문화 관장 부처를 통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문화부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합쳐져 강력한 검열 조직이 탄생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중국라디오TV총국으로 개편돼 온라인 동영상을 포함 TV와 라디오에 대한 검열을 강화한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도 신설된다. 지난해 퇴역 군인들의 시위로 곤경에 처했던 중국 지도부는 국무원에 퇴역군인사무부를 신설해 처우 개선을 추진하며 응급관리부도 만들어 재해 방지 등 비상 상황에 대응할 계획이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래 행정 효율을 높이기 위해 총 7차례 국무원 기구 개혁을 했고 국무원 부서는 1982년의 100개에서 계속 줄어왔다. 이번엔 장관급 기구와 차관급 기구가 각각 8개와 7개 줄었지만 국무원을 구성하는 부처는 26개로 현행보다 1개 늘었다. 2013년 27개에서 25개로 줄어든 뒤 다시 늘어난 것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