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냐 판문점이냐… 美·北, 회담장소 신경전

조선일보
  • 안준용 기자
    입력 2018.03.13 03:03 | 수정 2018.03.14 07:23

    [한반도 '격동의 봄']
    美 "백악관 배제 않고 있다", 北 "판문점은 美 항복 받은 곳"

    5월 미·북 정상회담 장소를 놓고 미국과 북한 간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상 첫 양국 정상회담의 장소가 갖는 상징성이 크고 회담 분위기와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판문점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는 가운데 11일(현지 시각) 라즈 샤 미 백악관 부대변인은 "(정상회담 장소로) 백악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 갈 것 같진 않다"며 "정상회담 전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한다는 약속 등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미·북 간 실무 접촉 과정에서 김정은의 방미(訪美)를 타진해 볼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하지만 김정은의 방미 가능성에 대해선 미국에서도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이후 북한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고, 경호·보안에도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를 알면서도 '백악관 카드'를 언급한 것은 북한의 대화 의지를 떠보는 측면이 있다. 김정은을 미국으로 불러낼 수 있다면 비핵화 담판이 더 쉬워질 수 있다. 또 정상회담 실무 협의 단계부터 북한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정은은 당초 회담 장소로 평양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이 응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판문점을 우선순위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남북 회담 장소로도 판문점을 택했다. 북한은 김일성방송대학의 강좌를 통해 "판문점은 자주 통일의 상징" "미국으로부터 항복서를 받아낸 역사의 고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남으로써 정전협정 체제를 끝내고 북이 주장해온 미·북 수교와 평화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미·북 회담 장소로 판문점뿐 아니라 제주도와 서울도 기대하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 외에도 남북 2차 정상회담,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그간 미·북 양국 외교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해온 스웨덴·스위스나 중국·몽골 등 제3국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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