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아무런 처벌 없인 '교실 붕괴' 못 막는다

조선일보
  • 황선주 교육비평가
    입력 2018.03.13 03:08

    황선주 교육비평가
    황선주 교육비평가

    지난해 일반고에서 중학교로 옮겨가 그토록 험하다던 중학교 1, 3학년 수업을 하면서 중학교 교실의 황폐함을 직접 겪었다. 절제, 진실성, 예의가 없고, 교사에 대한 기본적 존중심도 없어 충격받은 것은 입학식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수업 중 한 아이가 내 등 뒤로 저급한 손가락 욕을 한 것이다. 그 아이와 상담하니 죄의식이 전혀 없었다. 대부분의 학생이 욕설을 입에 달고 사니 교사들도 알게 모르게 무뎌질 지경이었다.

    3학년의 한 학생은 수업 태도를 지적하자 대들었다. 벌점이 무려 100점이 넘었지만 처벌받은 적이 없었다. 교육청에서 가급적 처벌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란 게 학생부장의 설명이었다. 아이들이 수업을 방해해도 벌을 줄 수 없었다. 그러니 교사들의 지도는 늘 겉돌았다. '교사 노릇하기 어렵다'는 푸념만 늘었다. 교육청은 민원이 겁나 처벌을 금한 것이다. 별난 학부모들의 항의도 무서웠을 것이다. 교육 관료들의 보신, 학생들의 무례, 학부형들 민원이 얽혀 교단이 완전히 붕괴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이런 와중에 여러 해 전부터 각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박차를 가했다. '학생은 인권을 학습하고, 자신의 인권을 스스로 보호하며, 교사 등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항은 있지만 수업 방해 행위에 대한 교사의 제재나 통제 수단은 없다. 오직 학생 인권만 운운하니, 인권이라는 미명하에 결국 모두가 수업권을 침해받고 있다. 이게 과연 '세계적 조류'이고 옳은 일인지 고민해야 한다. 입시 위주 교육 타파 문제에 대해선 모르쇠면서 학생 인권에 중점을 두니 교육의 본질을 해치는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교육은 그 나라 고유의 문화와 정서에 기반해야 한다고 본다. 이른바 '사랑의 매'도 경우에 따라선 허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유로운 수업과 토론도 중요하지만 수업 방해 행위에 대한 처벌이 아주 없어서는 곤란한 일이다. 우리의 교단을 지키는 것은 학생 인권 못지않게 소중하다. 수업권과 학습권 보호가 개개인의 무분별한 자유보다 분명히 우위에 있어야 한다. 체벌이 인권 차원에서 정 문제라면 교실 뒤에 세워둔다든지 하는 정도의 제재와 처벌은 뒤따라야 한다. 교육 종사자로서가 아니라,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