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엉뚱한 사람 신상털어...정봉주 전 의원 지지자 60여명 입건

입력 2018.03.12 18:18 | 수정 2018.03.12 21:48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여성이 누구인지 밝히겠다면서 ‘신상털이’에 나선 지지자 60여 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입건(立件)됐다. 이번 사건과 무관한 제3자를 ‘폭로 여성’으로 지목한 뒤 인터넷 공간에서 집단 린치를 가한 혐의다.
12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로 지목된 S씨가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정 전 의원 열성 지지자 60여명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의원 지지자 모임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이하 미권스)' 회원 등 60여명은 최근 S씨를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로 지목, 온라인 공간에서 신상을 공개하거나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성추행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기자와 친분이 있고 ▲현직기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단서로 S씨가 의혹을 폭로했다고 인터넷 공간에 게재했다. 그러나 S씨는 현재 언론사와 무관한 회사에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성추문 의혹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피소(被訴)된 ‘정봉주 지지자’ 60여명은 몇 가지 단서만으로 엉뚱한 사람을 ‘성추행 폭로자’로 지목한 다음, S씨의 신상정보를 인터넷 공간에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S씨의 소셜미디어(SNS)에서 사진을 내려 받은 뒤, 이것을 돌려보면서 “확실히 코(성형)하면 예쁘겠네” “성적으로 너무 문란한 기자인가?” 등의 비하 발언을 하는 식이다.
이들은 또 S씨의 출신 대학을 거론하면서 ‘S대 모지리(모자란 사람)들’ 따위의 말로 조롱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S씨의 실명은 한 때 포털사이트(네이버)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오르기도 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피해자의 신상을 털어 공개하는 방식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미권스 한 회원은 “콩밥 먹으면 된다”고 썼다.
S씨는 경찰조사에서 “나는 (정봉주 성추행 의혹 보도를 했던)프레시안 기사에서 언급한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정봉주 지지자들의 공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소된 60여명이 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 혐의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허락 없이 얼굴 사진과 악의적인 비방을 붙여 인터넷에 올리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형사 고소될 수 있다"며 "최초 유포자를 위주로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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