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안희정 사건 의심스럽다' 글 올렸다 사과

입력 2018.03.12 16:09 | 수정 2018.03.12 16:10

지한파 교수 ‘미투 기획설’ 밝혔다 사과
“정상회담 발표일에 안희정 사건 터져”
“혐의 자체로 매장되는 건 옳은가”
사과했지만 글은 유지“역사적 판단 맡겨야”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의 저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55·한국명 이만열·사진) 지구경영연구원 원장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정치공작에 이용되면서 의미가 퇴색한다고 주장했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사과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는 동아시아 전문가로서 대표적인 지한(知韓)파로 꼽힌다. 미국 예일대 중문학 학사, 하버드대학원 동아시아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일리노이주립대 부교수와 경희대 국제대학 부교수를 역임했다.

임마누엘 원장은 7,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갑작스러운 정상회담 발표와 이사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사퇴 간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냐”며 “미투 운동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두가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임마누엘 원장은 “안 전 지사는 성추문으로 정계를 은퇴한 알 프랭큰 미 상원의원(미네소타)와 비슷하다”고 했다. 알 프랭큰은 유명 희극인 출신 미 상원의원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견줄 정도로 대중적 영향력이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여성 뉴스 앵커인 리앤 트위든이 2006년 알 프랭큰이 자신을 강제로 만지고 키스했다고 폭로하며 성추문에 휩싸였다. 임마누엘 원장은 제대로 된 진상조사 없이 정치인생이 끝났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비슷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미투운동이 정치공작과 같은 점으로 소수 엘리트에게만 집중되는 점”을 들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구경영연구원 원장. /조선DB
그는 지난 8일 국내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에도 ‘미투 공작이 시작된다(Operation #MeToo begins)’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칼럼에서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을 TV에서 폭로하자 안 전 지사는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사퇴하도록 강요당했다”며 “이런 모든 사건의 과정과 시기가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로 너무 완벽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투운동으로 우리는 언제든지 어떤 정당한 절차 없이 누군가를 무너뜨릴 수 있는 ‘그림자 정부(shadow government)’를 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미투 운동이 피해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수 엘리트에만 집중됐다는 점을 파헤쳐야 한다”며 “지금의 미투 운동은 고통받는 직장인 여성에게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미투 운동이 진정으로 여성을 돕기 위해서인지, 북한을 대화에 참여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을 깎아내리기 위해서인지 질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글에 대해 비난이 잇따르자 9일 오후 한 발 물러서는 글을 올렸다.
임마누엘 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쓴) 기사가 너무 추측성이었고, 정확한 사실을 쓰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권력자에게 고통 받는 여성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그는 “기사는 지우지 않고 그냥 놔둘 것”이라며 역사적인 문서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래는 이만열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글 번역과 원본.

So what do you think? No relationship between the sudden announcement of a summit meeting and across the board engagement and the sudden takedown of Ahn Hee jung on what may be true but so far are unsubstantiated charge of sexual harassment? Actually not interested in trying to defend Ahn.I just hope everyone understands how a "Metoo" operation works.Remember that Ahn is the favored liberal candidate who shows some independence in his thinking. He is similar in this respect to Al Franken who was also rather independent thinker and a strong candidate to run for president on the Democratic ticket. What a coincidence, of all the many rich and powerful men who abuse women, it should be these two possible presidential candidates that the press had to attack. No doubt payback for this NS breakthrough.Trump and "me too" sorry, the political consulting firm never got that contract--not a priority.(3월 7일)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갑작스러운 정상 회담 발표와 이사회, 안 전 지사의 사퇴 간의 관계. 안 전 지사 건은 그게 사실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성희롱에 대한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다.
솔직히 안 전 지사를 변호하는 데 관심은 없다. 단지 나는 미투 운동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모두들 한 번 이해하길 바란다. 안희정은 진보 진영에서 선호도가 높은 후보였고, 그의 이념은 독립성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라.
안 전 지사는 이런 관점에서 알 프랑켄과 비슷하다. 알 프랭큰은 안 지사처럼 독립적인 사상가 강력한 대선 후보였다. 대단한 우연의 일치. 여자를 학대(abuse)한 부자, 권력자 가운데 언론의 포화를 맞아야만 했던 게 두 가능성 있는 대선 후보라는 점. 의심할 수 없이 남북 대화 돌파구가 뚫린 것에 대한 앙갚음같다. 트럼프와 정치 컨설팅 회사 등이 결코 해낼 수 없었던 일이다. (3월 7일)

Dear friends. I sincerely apologize for the publication of that poorly written article about #Metoo which was published in Korea Times. I have completely rewritten the text so that it makes more sense. Granted the response received to the previous version, it could well be this version will only increase the debate. Let me make it clear that although the last version was poorly written and included various mistakes, it absolutely represents my opinion "Operation #metoo comes to Korea http://m.koreatimes.co.kr/phone/news/ view isp?req new sidx 245168(3월 8일)
지난번 코리아타임즈에 낸 나의 조악한 미투 기사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해가 쉽도록 글을 새로 다시 썼다. 지난번 기사에서 받은 반응을 감안하면, 이번 기사가 논란을 더욱 확산시킬거라고 본다.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지난번 기사가 아무리 조잡하게 썼고 다수의 오류가 있었다 해도 한국의 미투 운동에 대한 내 견해를 100% 반영한 것이야.(3월 8일)

I have now received five threats from people about my article suggesting vaguely that l am going to get myself in trouble with Korean women because of my article. Anyone who reads the article can see that it is not insulting to Korean women, but the point is clear. A concerted effort to stifle debate about the critical breakdown of governance in Korea. The article may have flaws, but it should be taken seriously. it should be out in Korean today so we can start to ask ourselves some serious questions as to whether this metoo campaign, which does not give a shit about the abuse suffered by so many working women and focuses exclusively on the elite, is really about helping women, or rather a stealthy way to bring down the effort to engage North Korea.(3월 9일)

사람들로부터 벌써 다섯 번 협박을 받았다. 내가 쓴 기사 때문에 한국 여성들과 대립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기사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난 한국 여성을 모욕할 의도가 없다. 하지만 협박의 포인트는 확실해졌어. 한국 거버넌스의 치명적인 실패에 대한 논의를 억누르기 위한 혼신의 노력이라는 것이다. 내 기사에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무시해서도 안된다.
오늘 (내 기사를) 한국어로도 보도해서 이 미투 캠페인이 피해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수 엘리트에만 집중됐다는 점을 파헤쳐야한다. 지금의 미투 캠페인은 고통 받는 직장인 여성에게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 미투 캠페인이 진정 여성을 돕기 위해선지, 북한을 대화에 참여시키려는 노력을 깎아내리기 위한 공작인지를 질문해봐야한다.(3월 9일)

Dear friends,

I spent many hours talking with friends and corresponding with others concerning my recent article in the Korea Times RE Gov. Ahn. I have come to the conclusion that the writing was too speculative and I simply did not have the time to nail down the facts. I also want to apologize for seeming as if I did not care about the suffering of women at the hands of authority figures. I have no interest in defending Ahn, whom I do not know.

I think I will leave the article up, although I have considered, as you all know, deleting it. Some parts may be right, some parts wrong. It is a historical document. I hope that those who know better than I can give a more meaningful assessment. I will focus now on the topic of media reform.(3월 9일)

코리아타임즈에 쓴 최근 글을 걱정하는 사람들과 얘기하고 그들에게 대답하는 데 몇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난 내 글이 너무 추측성이었고, 사실을 정확히 써내려가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쓰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권력자들 손에 고통받는 여성들을 신경 쓰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 것도 사과하고 싶다. 난 누군지도 모르는 안희정 전 지사를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들이 알듯, 글을 지우는 것도 고려했지만 그냥 놔둘 생각이다.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역사적인 기록이 아닌가. 나보다 이번 사건 관련해 더 잘 아는 사람이 더 의미있는 평가를 주길 바란다. 나는 이제 언론 개혁이란 주제에 집중하겠다.(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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