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역대 최강 사정기관 신설…시진핑 권력집중 가속화

입력 2018.03.12 15:04 | 수정 2018.03.12 15:05

국가 주석의 연임 제한 철폐 등이 담긴 이번 중국 헌법 개정안의 또 다른 핵심은 ‘감찰위원회’라는 신설 조직이다.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 조직에 전례 없는 막대한 권한을 부여해 새로운 힘을 얻으려 하고 있다. 감찰위는 2012년 시 주석 취임 이후 ‘반부패 드라이브’를 이끌어온 국가기율위원회보다 훨씬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서 열린 개헌안 표결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로이터
◇ 감찰기구, 행정부급 권력기관으로 급부상

이번 헌법 개정안에서는, 헌법 제3조 제3항의 기존 ‘국가 행정기관, 재판기관, 검찰기관은 모두 인민대표대회로 조직되고, 책임을 지는 동시에 감독을 받는다’는 문구에서 국가 행정기관 뒤에 ‘감찰기관’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감찰위는 별다른 견제 장치 없이 중국 대법원과 검찰 등 기존 모든 사법 기구를 초월하는 행정부급 조직이 될 전망이다. 사실상 중앙정치국상무위원회, 혹은 시 주석의 오른팔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감찰위가 당원을 정식 형사 입건하기 전에 구금상태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 점이다. 감찰위가 ‘반부패 척결’을 명목으로 ‘부패 용의자’를 구금하는 동안, 이들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를 갖지 못하게 된다.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에 따르면 판·검사, 변호사를 포함해 공무원, 국영기업 간부, 의사, 교수 등 공적 영역에 있는 모든 사람 이러한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이번 감찰위원회 신설안은 과거 ‘반부패 드라이브’를 주도했던 국가기율위의 위법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국가기율위는 이른바, 쌍규(雙規)를 통해 공산당원들을 처단했다. 쌍규는 국가기율위가 비리 혐의 당원을 정식 형사 입건하기 전에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관행이다.

그러나 쌍규 적용은 영장 심사나 조사 기간 제한 등이 보장되지 않아 위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의 쌍규 처분이 내려지면 가족들도 몰래 여관이나 군사시설 등 은폐된 장소에 격리하는 등 조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 논란이 종종 불거졌다.

◇ 시 주석 권력 집중 가속화할듯

중국 공산당은 감찰위의 설립으로 반부패 척결을 제도화할 수 있고, 당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감찰위원회는 기존 국가기율위 등을 통합해 시 주석의 중앙 집권화를 수행해 나가는 한편, 국가기율위의 한계점을 극복함으로써 시 주석의 권력 강화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감찰 조직을 행정부와 같은 반열로 승격시켜 막강한 권한을 주는 것은 사실상 시 주석의 ‘독재’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과거 감찰기구의 활동이 반부패를 넘어 시 주석의 정책에 반기를 드는 인사도 감찰 기구의 조사를 받고 철퇴를 맞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수년간 급성장했다가 당국에 기소되거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안방보험의 창업자 우샤오후이(왼쪽)와 화신에너지의 예젠밍 회장 /바이두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중국 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위험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 했다는 이유로 공산당의 눈엣가시로 여겨지는 바람에, 최근 감찰 기관에 조사를 거쳐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하루아침에 민간 기업이 국유화된 셈이다.

보험당국은 안방보험에 대해 지난달 말 경영권 접수를 발표하면서 우 회장을 경제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후 상하이 인민검찰원 제1분원은 우 전 회장을 불법자금 모집과 배임 횡령 혐의로 상하이 제1중급 인민법원에 기소했다.




[사설] 21세기 황제 시진핑의 중국, 폭력적 패권 휘두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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