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용의자로 文 대통령 사진 보도한 터키 TV…"공식 사과 없어"

입력 2018.03.11 16:40

터키의 유명 TV뉴스가 지난달 25일 중동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쓴 모습/연합뉴스
터키의 유명 텔레비전 채널이 중동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루며 용의자 사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방송은 우리 정부의 항의를 받고 기사를 삭제했지만, 별도의 사과는 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11일 방송을 통한 별도의 사과 조치를 요구했다.

이날 외교부와 터키 한인 사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터키 유명 오락채널 쇼 TV 뉴스 ‘아나 하베르(주요 뉴스)’는 문 대통령의 사진을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살인 용의자 모습으로 보도했다.

쇼TV는 이 뉴스에서 쿠웨이트에서 29세 필리핀 국적 가사도우미가 살해된 뒤 1년 넘게 아파트 냉동고에 유기된 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은 중동 지역 동남아 가사도우미들의 학대 문제로 부각되면서 전 세계 여러 매체의 관심을 끌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기사화됐었다.

채널 쇼TV는 뉴스 앵커 화면에서부터 문 대통령과 피살자 사진을 나란히 편집해 보여주며 문 대통령을 살인 용의자인 것처럼 넣었다. 쇼TV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쿠웨이트 억만장자 부부가 함께 살인·시신 유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고 설명하면서 최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과 문 대통령이 만나는 사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방송은 문 대통령과 피살자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거나, 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의 사진을 반복해 보여주며 “용의자 쿠웨이트 부부가 인터폴의 수배로 붙잡혔다”고 전하는 등 문 대통령의 사진을 ‘용의자’라며 8차례 내보냈다.

쇼TV는 터키 5대 미디어그룹인 지네르미디어그룹 계열의 인기 오락 채널이다.


터키의 유명 TV뉴스가 지난달 25일 중동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용의자 부부가 붙잡혔다고 보도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오보 방송이 발생한 직후부터 수차례에 걸쳐 주 터키대사관을 통해 해당 방송국에 엄중한 항의와 함께 사과방송 및 재발방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며 “방송 또는 자막을 통한 사과 표명 조치를 취하기를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해당 방송국은 즉각 해당 영상 삭제 조치를 취하고, 심심한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사과 서한을 지난 5일 우리 정부에 보내왔다”며 “우리 정부는 조속히 방송을 통해 공개적인 사과보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쇼TV 측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이 안 난다. 잘 모르겠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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