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된 독서 교육, 책 고르고 생각 나누는 자체가 수업

입력 2018.03.12 03:03

인터뷰ㅣ 오용순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

연령별 필독서 읽고 토론·체험 … 창의적 문제 해결력 향상에 효과 … 한우리, 스피치·서술형 쓰기 강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학생들은 학기마다 책 한 권을 골라 읽고 토론하는 국어 수업을 받게 된다. 새로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의 국어 교과에 독서 단원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책 선정하기 ▲내용 간추리기 ▲생각 나누기 ▲정리하기 등 활동을 하며 한 학기 내에 한 권의 책을 깊이 있게 읽어나가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다. 이에 따라 초·중·고 교육이 지식 중심에서 역량 중심으로 변하며, 평가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문제에 글로 풀어 답하는 '서술형 평가', 발표가 중심이 되는 '구술형 평가', 실험과 체험 중심의 '협력형 평가' 등이 주를 이루며 학생들에게 문제 해결력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일례로 부산시교육청은 올해 시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시험을 전면 폐지하고 서술형 평가로 전환한다. 서울 지역 일부 중학교 역시 객관식 시험 대신 서술형 평가와 수행평가로 성적을 산출한다. 단편적 지식 암기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표현력을 평가하겠다는 뜻이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제공
이런 상황에서 문제 해결력과 표현력을 키울 가장 좋은 교육법으로 '독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용순<사진>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은 "책을 읽으며 배경 지식을 쌓고 관련 주제로 글쓰기나 토의·토론, 체험 활동까지 진행하는 전문적 독서 교육은 미래 인재 교육의 기본인 역량 교육을 실현하고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향상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따라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은 학년별 필독서를 토대로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 ▲생각하기의 5가지 역량을 키우는 기존 독서 교육 프로그램에 연령별 발달 단계를 고려한 '문제 해결력' 활동을 강화했다. 한우리의 학년별 필독서는 시중에 출간되는 모든 아동·청소년 도서 중 한우리도서선정위원회가 엄선하기 때문에 교과 연계 지식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필독서를 중심으로 한 각종 확장 활동은 주제를 깊이 이해하고 문제를 발견하게 하며, 글쓰기·토의·토론을 통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도출하도록 한다. 오 소장은 "특히 올해는 스피치, 서술형 쓰기 등의 발문을 강화해 학생들이 실제로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편했다"고 전했다.

프로그램 개편 시 연령대별 발달 특성도 고려했다. 상상력과 호기심이 큰 초등 저학년 프로그램의 경우, 자기 적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실생활에서 필요한 문제 해결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우정의 중요성을 다룬 책 '꼬리가 생긴 날에는'(다케시마 후미코 글·천개의바람 펴냄)을 읽고, 자신이 생각하는 친구의 정의, 친구 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는 식이다.

논리적 사고력이 커지는 초등 고학년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책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이나 책 속 인물의 행동 등을 통해 문제 상황을 해결해 보는 활동을 강화했다. 예컨대 6학년 프로그램에서는 'GMO: 유전자 조작 식품은 안전할까'(김훈기 글·풀빛 펴냄)를 읽고 GMO 식품의 특징과 필요성, 안전성 등을 살피고 나서 정확한 식품 표시제가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소비자의 역할을 글로 정리해 보는 식이다.

비판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해야 하는 중학생을 위해서는 책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에 우리가 직면할 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활동을 강화했다. '자스민, 어디로 가니?'(김병종 글·열림원 펴냄)를 읽은 뒤 유기동물 문제와 해결책을 담은 공익 광고를 만들어 보거나, '화학이 진짜 마술이라고?'(박동곤 글·비룡소 펴냄)'를 읽고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스피치로 발표하는 등 활동을 통해 문제 해결력을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다. 오 소장은 "책 속 배경이나 사건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면 문제 해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며 "사회와 교육 환경 변화를 고려해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읽기·말하기·듣기·쓰기·생각하기를 넘나드는 확장적 독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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