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나라' '훌륭한 아들들'… 성차별 논란 휩싸인 國歌

조선일보
  • 김지연 기자
    입력 2018.03.10 03:02

    100여년 전 가사… 남성 중심적

    獨서 '아버지 나라'를 '고국'으로 바꾸자는 의견 나와 논란 일어
    캐나다·오스트리아는 가사 바꿔

    성(性) 차별 논란이 수십~수백년간 지속돼온 국가(國歌)의 가사까지 문제 삼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유럽과 북미 일부 나라의 국가에 있는 남성 위주 표현을 성 중립적인 용어로 개사하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최근 독일에서는 국가 가사를 바꾸자는 논란으로 떠들썩하다. 메르켈 총리까지 논쟁에 뛰어들었다. 독일 가족부 성평등 담당 최고위 공무원인 크리스틴 로제-뫼링은 지난 4일 국가 '독일의 노래' 가사를 고치자는 주장을 담은 글을 가족부 공무원들에게 보냈다. 가사 중 '아버지 나라(fatherland)'라는 표현을 '고국(Homeland)'으로, '형제처럼(brotherly)'을 '용기 있게(courageously)'로 개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아버지 나라' '훌륭한 아들들'… 성차별 논란 휩싸인 國歌
    이 편지로 논란이 커져가자 메르켈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메르켈 총리는 국가(國歌)의 전통적인 형태에 대해 매우 행복해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보수적인 독일 지도자들이 사회적 분열을 우려해 국가 개사를 원치 않았다"고 보도했다.

    국가 가사를 성중립적 표현으로 개사한 나라도 있다. 지난달 캐나다는 국가 '오 캐나다'가 작곡된 지 109년 만에 가사를 바꿨다.

    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를 독려하기 위해 들어간 '모든 그대의 아들들'이라는 표현을 '우리 모두'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을 주기 위한 것인데, 여자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을 만한 표현은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캐나다 상·하원은 2년간 이 문제를 논의하다 올해 초 국가 개사를 확정지었다.

    독일의 이웃 나라인 오스트리아는 2012년 국가 '산의 나라, 강의 나라' 가사에서 '훌륭한 아들들'이라는 표현을 '훌륭한 딸들과 아들들'로 수정하고 '형제의 성가대'는 '기쁨 넘치는 성가대'로 바꿨다. 다만 '아버지 나라'는 '어머니 나라'로 바꾸더라도 성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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