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인연'… 당신의 봄은 어떤 책과 함께 왔나요

조선일보
  • 정상혁 기자
    입력 2018.03.10 03:02

    [yes 24·조선일보 / 당신의 책꽂이가 궁금합니다]

    한국의 맹렬독자 1000명이 답했습니다… 봄에 읽고 싶은 한국 문학 5

    봄에 읽는 문학이 겨우내 얼어붙은 감수성을 녹여줄 것이다.
    봄에 읽는 문학이 겨우내 얼어붙은 감수성을 녹여줄 것이다. 풀밭에 누워 종이를 가만히 쥐어본다.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문장은 생동한다. 읽다가 잠시 잠들어도 좋다. 필시 단잠일 것이니. /게티이미지코리아

    경칩(驚蟄·3월 6일)이 지나자 바람이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처럼 가벼워진다. 금세 체온을 덥히며 소생하는 만물의 반짝임은 얼마나 문학적인가. 'Books'가 때맞춰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인터넷 서점 예스24 플래티넘 회원(분기별 30만원 이상 책 구입) 1022명에게 물었다. 다가오는 봄, 읽고 싶은 한국 문학은 무엇인가. 시·소설·수필, 고전부터 근작까지 장르와 시대를 불문하는 각종 봄맞이 책이 쏟아졌다. 5편을 골랐다.

    올해 탄생 110주년을 맞은 소설가 김유정은 가히 봄의 작가라 할 것이다. 독자들의 가장 많은 지지(76표)를 얻었는데, 또 다른 대표작 '동백꽃'(24표)에 대한 응답도 뜨거웠다. 장가가려고 3년 넘게 공짜 머슴 노릇 하는 '나'와 "키 다 클 때까지 딸 못 준다"는 예비 장인. 속 보이는 능청과 연민의 해학이 다 아는 줄거리에도 자꾸 웃게 한다. 정말이지 봄이 온 것만 같다. 제목부터 봄이 두 번이나 들어가니까. 주변을 둘러보자. "붙배기 키에 모로만 벌어지는" 점순이 작은 몸처럼 새싹이 자라고 있다.

    인연만큼 따뜻한 것을 찾기 힘들 것이다. 피천득 수필집 '인연'은 단정한 미문(美文)이 조용히 떠낸 한 벌의 스웨터다. 수록작 '신춘(新春)'에서 저자는 말하고 있다. "봄은 새롭다. 아침같이 새롭다. 새해에는 거울을 들여다볼 때나 사람을 바라다볼 때 늘 웃는 낯을 하겠다." 사람은 따뜻하면 웃게 된다.

    대표적 서정시인 문태준이 지난달 3년 만에 펴낸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는 가장 순정한 언어로 전달하는 시의 가장 확실한 떨림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봄의 심상과 닮아 있다. 새로 시작하는 모든 삼라만상을 사모하는 마음. "설레는 물/ 물의 뿌리에서 자란/ 새순/ 위에/ 푸릇한 꿈…// 그리고/ 관대한 봄."(그 위에)

    봄에 읽고 싶은 한국 문학 5
    봄은 느닷없이 등장해 사람을 홀리는 베스트셀러라 하겠다. 무명작가였던 이기주의 에세이 '언어의 온도' 역시 누구도 예상치 못한 흥행작. 누적 판매 부수 90만권을 넘기며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말과 글에 나름의 온도가 있다는 주장. "마음 깊숙이 꽂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일상의 사소한 풍경과 의미를 '단어'와 결부시켜 풀어내는 편안한 책.

    청춘(靑春)을 직역하면 푸른 봄이다. 소설가 김연수가 서른다섯 살에 낸 첫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은 사랑했으나 미처 모르고 지나친 젊은 날의 기록이다. "간절히 봄을 기다렸건만 자신이 봄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만은 깨닫지 못한" 젊었던 사내는 서울 정릉 산동네 자취방의 나날이 봄날이었음을 뒤늦게 알아챈다. "꽃 시절이 모두 지나고 나면 봄빛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그러니 눈을 활짝 뜨자.


    ☞맹렬 독자는?

    설문에 참여한 예스24 플래티넘 회원은 최근 3개월간 서적 구매액 30만원 이상의 적극 독서층. 남성 38%, 여성 62%. 연령별로 40대가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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